
지난 4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인천연수경찰서 강력팀장 박기훈 경감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 일지를 펼쳤다.
사건은 한 먹자골목의 식당 사장이 가게 옆에 며칠째 놓인 박스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로 시작됐다.

청테이프로 포장된 박스 안에는 쌀 포대와 이불 뭉치 두 개가 들어 있었고, 그 안에서 허벅지 부분이 잘린 한쪽 다리와 다리에서 떼어낸 것으로 보이는 살점들이 발견됐다.
작은 체구의 여성으로 추정한 경찰은 전국 가출·실종자 명단과 현장 증거를 대조해 피해자를 특정했다. 30대 후반의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계약하러 간다며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탐문 결과, 피해자가 한 남성과 식당 골목에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돼 몽타주를 포함한 용의자 전단지가 배포됐다. 특히 피해자에게 4번이나 공중전화로 전화가 왔는데 발신 장소가 전부 달라 구역을 나눠 탐문에 나섰다.
사건 발생 13일 후, 재개발 지역에서 몸통 시신이 담긴 또 다른 쌀 포대가 발견됐다. 장기가 모두 적출된 상태였으며, DNA 분석 결과 동일 피해자였다.

수사 도중 형사들은 한 쪽방촌의 단칸방에서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박스를 찾아냈고, 벽지가 찢어진 곳 아래 장판에 스며든 혈흔도 확인됐다. 집주인은 잠깐씩만 집에 들러 집 관리를 하던 상황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한 단서가 없었다.
이 방은 20대 여성이 거주하다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였으며, 교도소에서 해당 여성과 면담한 결과 집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은 그녀의 남자친구인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그 방에 드나들던 남자친구 강 씨가 진범으로 드러났다.

환각제를 복용한 상태로 체포된 강 씨는 저항도 없이 순순히 수갑을 찼다. 강 씨는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혈흔 증거 앞에서 결국 자백했다.
처음에는 사기만 치려고 했다던 강 씨는 피해자의 돈을 훔치다 들켜 주방 칼을 들었고, 시신이 무거워 아홉 토막으로 훼손했고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유기했다고 진술해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지만, 계획적으로 움직인 강 씨는 약물중독과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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