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의 광주 첫 타운홀 미팅을 놓고 강기정 시장의 준비가 부족했다는 여론과 관련해 광주시 직원 전용 내부 게시판에는 이 대통령의 강한 질타에 오히려 실망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광주시 직원 전용 게시판 ‘열린마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호남의 마음을 듣다’ 주제의 타운홀 미팅에서 강 시장이 지역의 현안 등을 건의했지만 이 대통령은 질타만 남긴 채 떠났다는 내용의 글들이 수십건 게시되고 있다.
무명의 작성자는 “광주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지역으로 보통 큰절부터 해야 하고 선물을 가져와야 하는데 군공항이전TF를 구성하겠다는 내용 뿐 나머지는 물어보기만 하고 약속없이 떠나버렸다”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 대통령의 광주 타운홀 미팅은 1부 군공항 이전, 2부 지역 현안 청취 방식으로 열렸다. 1부에서 이 대통령은 군공항 이전에 대해 강 시장으로부터 ‘무안군에 1조 지원 방안’ 등을 들은 뒤 “재원 마련 근거는 있느냐” “어떻게 무안군에 신뢰를 줄 수 있느냐”며 질문했다.
이어 “근거가 없으니까 무안주민들이 불신하고 신뢰를 하지 않는 것 같다”며 “대통령실 차원의 군공항이전TF(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2부에서도 이 대통령은 강 시장으로부터 AI 2단계 예타 면제 등의 요구사항을 청취했지만 “구체적으로 정부가 무얼 해줘야 하는지” 등을 말하라며 질타했다
이에 대해 작성자는 “대통령이 방문하기 하루전에 광주시 공무원들은 연락을 받았으며 직원들은 밤을 지새우며 자료 준비를 했다”며 “급하게 만든 자료의 논리가 완벽하게 되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작성자는 “부산에는 해양수산부 준다고 하고선 광주에는 ‘(원하는 것을) 자세히 말 하지 않는다’고 닥달하고 부정적인 의견만 남겨놓았다”며 “물어보기만 하고 아무런 약속도 없이 가버렸는지 실망”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무명 작성자는 “지주택·로스쿨 등이 아닌 최소한 발언이 예정돼 있던 발언자에게 기회가 주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표현했다.
이 대통령의 “구체적으로 뭘 원하세요”라는 물음에 대해 답변하는 글도 게시됐다.
한 작성자는 댓글을 통해 “문화도시 광주니까 문화체육관광부, 산업도시 만들 수 있게 산업통산자원부, 인공지능 도시가 돼야 하니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아파트 환경 좋으니까 환경부, 민주인권도시이니까 국민권익위원회, 농촌의 모습도 있으니까 농림축산식품부, 서울대 광주캠퍼스를 요구하자”고 건의했다.
앞서 강 시장도 지난 1일 정례조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 대통령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킨 광주가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지만 질타만 받았다”며 “AI·모빌리티 등 지역의 현안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심정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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