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어느 날 서울 강북구 우이천변 나무 그늘 아래 해먹에서 한 어르신이 누워 있고 배 위에 반려견 두 마리가 늘 그랬다는 듯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계속 증가세로 1500만명을 넘어섰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팻팸(pet+family)족’이 늘면서 호텔, 놀이터, 카페 등 관련 산업은 경기 불황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도 반려동물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얼마 전 반려견을 인간의 직계가족으로 인정해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허용하는 첫 판결이 나왔다. 뉴욕주에서는 직계가족에 대해서만 정신적 고통을 주장할 수 있는데, 반려견을 부모형제와 같은 ‘가족’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결한 것이다. 지난달 경남 거제에서 군인을 포함한 남성 3명이 난사한 비비탄총에 반려견 1마리가 사망하고 2마리가 중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인간과 기쁨과 슬픔을 같이 느끼고 공유하는 우리의 친구인 반려동물을 더 사랑하고 가족같이 느끼는 따뜻한 세상을 바란다.
이제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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