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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자금 벌자” 로맨스 스캠 코인 사기 ‘주의보’

입력 : 2025-07-02 21:20:00 수정 : 2025-07-02 2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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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잇단 피해에 ‘조심’ 당부

SNS·데이팅앱 통해 외국인 위장 접근
“미래 약속” 하며 가짜 거래소 투자 유도
지속 추가 입금 안 되면 거액 편취 잠적
가상자산 관심 커지며 관련 범죄 급증
당국 “불법 업체 많아 반드시 확인해야”

50대 남성인 A씨는 지난 4월 데이팅 앱에서 한 일본인 여성 B씨를 만났다. 그녀의 프로필 사진에 호감을 느낀 A씨는 이후 46일간 일상적인 대화를 매일 주고받고 연인관계로 발전했다고 믿었다. 이후 결혼을 약속한 B씨는 “결혼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신이 투자한 가상자산거래소 가입과 투자를 요구했다. A씨는 총 1억520만원을 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상자산에 투자했지만 B씨는 하루에 5%씩 세금이 붙는다며 추가 금액을 지속해서 요구했고, 돈이 떨어진 A씨가 추가금을 납입하지 않자 B씨는 이별을 통보하고 잠적했다. 이 거래소는 현재 먹통이 된 상태다. 이 모든 것은 B씨가 꾸며낸 로맨스 스캠(연애 감정을 이용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 수법) 범죄였다. 뒤늦게 피해사실을 깨달은 A씨는 금융감독원에 신고했고, 현재 수사당국이 수사에 나선 상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최근 가상자산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이처럼 가짜 가상자산 거래소를 활용한 로맨스 스캠 등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가짜 가상자산거래소를 활용한 로맨스 스캠 사기범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데이팅앱에서 주로 활동한다. 한국여행을 준비 중인 일본인이나 태국인, 한국계 미국인 등이라고 속이고 피해자들에게 접근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인플루언서의 사진 등을 도용해 매력적인 이성으로 위장하고, 피해자와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가며 피해자에게 호감을 표시한다.

또 주로 자신을 변호사나 전문투자자 등 전문직 종사자나 거액의 유산 상속자로 소개하고 연인관계로 발전한 피해자들에게 결혼이나 자녀계획 등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한다. 자신의 거짓 투자 성공담을 공유하고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처럼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가짜 가상자산거래소 가입 및 소액투자를 유도한다.

피해자들에게 거액을 갈취하기 위해 가짜 가상자산거래소에선 소액 투자 단계에선 출금이 가능하게 하고, 실제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속이기도 한다. 이후 거액 투자 권유로 큰 돈을 입금하게 되면 출금이 차단되고, 출금을 위해 세금 등을 내야 한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한다. 피해자가 자금이 부족하거나 사기를 의심해 추가금 납입 등을 거부하면 이별을 통보하고 잠적하는 방식이다.

최근 가상자산 투자자가 늘고, 일반인들도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처럼 가상자산 관련 불법행위는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2월 기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는 1600만명(4대 거래소, 중복)을 넘어서며 전통 주식시장에 버금가는 투자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가 늘어나는 만큼 관련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2022년 108건이었던 가상자산 불법행위는 지난해 482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3407명이었던 피해자도 8206명으로, 1조192억원이었던 피해금액도 1조1109억원으로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데이팅앱과 SNS를 통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가입을 유도하는 경우 불법업체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어떠한 거래도 해선 안 된다”며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라고 하더라도 신고 없이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경우 불법행위다. 금융정보분석원 홈페이지에서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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