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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안중근 의사의 방’, ‘공개처형되는 독립운동가’ 등 韓 격동기 담은 희귀사진

입력 : 2025-06-29 07:21:57 수정 : 2025-06-29 07: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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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국가 기억, 1860년대-1960년대, 광복 80주년 기념’ 사진집

‘초라한 안중근 의사의 방’ ‘공개 처형되는 독립운동가’ ‘콧수염을 한 김구 선생’ ‘중공군을 배웅하는 김일성’ ‘13살 중공군 소년병’ ‘중공군의 포로가 된 미군’....

 

국내 언론에 최초로 공개된 안중근 의사가 기거했던 방.

조선 말기, 일제 독립운동기, 6·25전쟁 등 우리나라 현대사 격동기 주요 장면을 생생히 보여주는 희귀사진이 공개됐다. 

 

대만 전직 언론인인 쉬충마오(67)는 최근 미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찾은 시대를 증언하는 한국 관련 사진을 담은 ‘한국의 국가 기억, 1860년대~1960년대, 광복 80주년 기념’ 사진집을 국내 출간했다. 격변의 연속이었던 구한말 상황부터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상흔을 딛고 수출 공업국으로 도약하는 한국의 모습을 조명한 사진과 화보 등 눈길을 끌 만한 540점이 실렸다. 

 

1950년 9월 미군의 인천상륙 작전. 군함 위에서 망원경을 들고 있는 맥아더 장군.
1950년 중공군이 미군 포로를 생포하는 장면.
1953년 김일성이 떠나는 중공군 전차부대를 배웅하는 모습.

사진집에는 19세기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전까지의 다양한 원본 자료를 담았다. 한국전쟁과 관련된 사진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NARA)의 원본 자료를 대거 사용하여 전쟁이 민간인에게 끼친 참혹한 피해와 전후 상황에 미친 영향을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전쟁이 끝난 지 10년 후, 1963년-1964년 사이에 장로교 선교사 배리 슈틀러가 한국에서 활동하며 촬영한 사진 필름을 활용하여 전쟁 후 10년 동안 한국 사회가 재건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1904년 항일운동을 하던 독립운동가 김성산, 이춘근, 안순서가 일본 헌병에 체포돼 형장으로 끌려갔다. 이들은 눈이 가려진 채 공개 처형됐다.
1950년 대한민국 독립 2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국회의사당을 나서는 이승만 대통령.
1895년 친일파 관료들 단체 사진. 일본군이 랴오둥반도를 점령하자, 조선의 친일파 대신들이 일본의 승리를 축하하러 왔다.
1945년 9월, 콧수염을 기른 김구 선생.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초라한 안중근 의사의 방은 국내 최초로 컬러로 복원 공개돼 특히 눈길을 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사진들은 실려 있는데, 저자는 국민당의 마잉주 대통령의 외교 자문위원으로 일할 때 국민당 아카이브를 볼 기회가 있었고. 그 방대한 자료 속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관련 사진 필름을 보고 당시 중요한 사료라고 판단해 보관하다 이번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고서적상을 통해, 혹은 유럽의 앤티크 딜러들이나, 경매를 통해 사들인 조선왕조와 일제 강점기 사진들도 다수 있다. 서양 미디어 속의 한국 관련 사진들도 눈길을 끈다. “아이고! 아이고!” 하며 초가지붕에 올라선 장례식 장면도 보인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사진은 중공군과 북한군들의 사진이다. 연합군과 한국군의 사진이 아닌 상대 적국의 사진 자료가 한국인들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 국가 기억, 1860년대~1960년대, 광복 80주년 기념’ 사진집을 펴낸 대만인 쉬충마오 

희귀사진 수집가인 저자는 20년간 현장 기자로 활동했다. 종군기자로 이라크· 팔레스타인 분쟁, 미국의 리비아 폭격, 엘살바도르와 니카라과 내전을 최전선에서 취재했다. 천안문 사태 때 그의 목 뒤를 뚫고 들어간 총알이 기적적으로 입으로 나오면서 살아났다. 기적적으로 생명을 다시 얻은 그는 자신이 다시 살아난 것에는 분명히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전문으로 할 수 있는 각종 사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현재는 낡은 흑백 속의 역사 순간과 그 장면들의 주인공들에게 색을 입혀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1951년 13살 중공군 소년병이 화천군에서 포로로 잡힌 장면.

저자는 “사진 속 인물들, 특히 당시 어린아이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그들 자신은 물론, 그들의 가족, 그리고 그 시대를 함께 지나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 감동적인 사진들을 감상하며 깊은 감회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는 그는 “이 사진집은 지난 20년간 제가 쏟아온 노력의 결정체이며, 한국과 한국인을 위해 바치는 헌정”이라고 덧붙였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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