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도르트문트 유효슛 10개 막아
獨매체, 양팀 선수 중 최고평점 줘
K리그1 챔피언에 빛나는 울산 HD가 승점 1도 거두지 못한 채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마쳤다. 세계 축구와 격차를 실감했던 대회에서 김판곤 울산 HD 감독은 “미래를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울산은 3패를 당했지만 지난 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 골키퍼 조현우는 눈부신 선방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울산은 26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도르트문트(독일)와 최종전에서 0-1로 졌다.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1차전에서 0-1로 진 울산은 플루미넨시(브라질)에 2-4로 무너졌고, 이 경기까지 내주며 3패를 당했다. 이 조에서는 도르트문트(2승1무)와 플루미넨시(1승2무)가 16강에 올랐다. 울산은 출전비로만 955만달러(129억5000여만원)를 챙겨 귀국하게 됐다.

울산은 전반에 슛을 하나도 때리지 못하며 일방적으로 밀렸다. 전반 35분 도르트문트 조브 벨링엄의 가로채기에 이은 돌파에 울산 수비는 붕괴됐고, 다니엘 스벤손이 벨링엄 패스를 받아 울산 골망을 갈랐다. 경기 내내 울산은 세 차례 슛에 그친 반면 도르트문트는 28차례 슛을 날리며 울산을 몰아붙였다. 울산이 1점만 내준 게 기적일 정도였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 덕분이다. 조현우는 도르트문트 11개 유효슈팅 중 10개를 막아내는 선방쇼를 펼쳤다. 축구 통계 전문 업체 풋몹은 조현우가 3차례 결정적인 슛을 쳐냈고 골이나 다름없는 두 차례 상황에서 실점하지 않았다고 분석하며 양팀 최고평점인 8.9를 줬다. 도르트문트 역시 경기 후 “조현우 선방에 경의를 표한다”며 극찬했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조현우가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선방쇼를 펼쳐 독일전 2-0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라고 소개했다. 조현우는 “공이 많이 날아올 것이라고 예상했고, 즐기다 보니 좋은 선방이 나왔다”며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탈락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국 최고 축구 클럽으로 ‘K리그 팬들에게 자부심이 되겠다’던 김 감독은 격차를 인정했다. 김 감독은 “(한국 축구가) 인프라 등에서도 상당히 뒤져 있고, 아직 세계적인 클럽과 많은 차이가 있다”며 “더 강한 압박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이런 큰 대회에서 경쟁하기 위해 질 좋은 외국인 선수가 들어와 팀을 도와야 한다”며 “그게 리그를 더 강하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