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인터뷰 속 3명에게는 “동료로 생각했는데”

지난 1년 반여 ‘의정갈등’ 속에서 전공의들의 대표 격으로 앞장서 온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특히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나온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 3명의 ‘조건부 수련 재개’ 취지 인터뷰에 대해서는 “일 년 반을 함께 고생했던 동료이자 친구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 보다”라고 쓰라린 듯한 반응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이날 각 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공지에서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지난 1년 반,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으나 실망만 안겼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이 내 불찰”이라며 “모쪼록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그는 9·4 의정 합의 준수와 의정 협의체 재구성 등을 요구하는 입장을 내고 25일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박주민·김영호 의원도 만날 예정이었으나, ‘리더십 논란’에 부딪히면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였다.
대선 이후 대외적으로 침묵을 지키는 동안 내부에서는 박 위원장의 역할에 의문이 거듭 제기됐다. 새 정부가 출범했어도 갈등의 실타래를 풀 해법 제시 등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 일부는 자체 설문 진행이나 정치권 접촉 등 ‘박단 패싱’에 이르렀다.
동료이자 친구로 여겼다고 박 위원장이 가리킨 인물은 김동건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 그리고 김은식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다.
이들은 같은 날 동아일보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의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표명하고 싶다’, ‘정부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전문가 의견을 존중해 의료계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전공의 근무 시간을 줄이는 것은 수련의 질을 향상하는 핵심으로 볼 수 없다’ 등 주장을 폈다. 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전공의 의사를 반영하고 양질의 수련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요구로 풀이됐다.
전공의 대표들의 정부를 향한 대화 제안이자, 조건부 수련 재개 의사로 해석됐다.
특히 세 사람은 박 위원장에 대해서도 ‘소통 부재가 있었다’는 취지의 불만을 제기했다고 이 신문은 언급했다.
박 위원장은 SNS에서 “한성존, 김은식 선생님의 동아일보 인터뷰는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끝내 한 마디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을 자신의 불찰로 결론 내린 그는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학생들을 끝까지 잘 챙겨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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