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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시간 날아 폭격한 B-2, 조종사 생리현상은 어떻게 해결할까

, 이슈팀

입력 : 2025-06-23 18:43:51 수정 : 2025-06-23 2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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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 육박 첨단기체지만 조종사 공간은 최소화
조종석 뒤편 간이침대로 휴식…화장실은 설치
과거 월마트 의자 사용…화장실 옆 기대어 쪽잠

B-2 스피릿 폭격기 6대가 37시간으로 논스톱 비행한 후 ‘벙커버스터’ 폭탄을 이란 포르도에 투하하면서, 새삼 미국의 비밀병기인 B-2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B-2는 일부 제원이 공개돼 있으나 여전히 많은 부분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이번 폭격에서도 알 수 있지만, 대당 가격만 3조원에 육박하는 B-2는 전술적 중요성과 상징성 때문에 주로 미국 본토에 배치되고 실전에는 잘 투입되지 않는다.

2019년 8월 29일, 미국 공군 제509폭격비행단 소속 B-2 스피릿 폭격기가 영국 상공에서 진행된 폭격기 태스크포스 훈련 중 제351공중급유비행대대 소속 KC-135 스트래토탱커에 접근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23일 미 공군 등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이뤄진 이란 핵시설 폭격을 위해 B-2는 미 본토 미주리주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여러 차례 공중급유기의 급유를 받으며 논스톱으로 비행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B-2의 최대 비행시간은 44시간으로 이번에도 37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비행해야 했다.

 

일반적인 여객기 이코노미석 승객의 경우 좁은 좌석으로 휴식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고, 이동이 쉽지 않은 등의 이유로 화장실 이용도 줄이는 경우가 많다. 장기 노선의 경우에도 10시간을 넘는 경우는 많지 않다.

 

PBS 관계자가 B-2 내부에서 조종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PBS 유튜브 캡처

 

하지만 B-2 조종사에 비하면 이는 호화로운 여행이다. B-2 조종사는 여객기보다 더 불편하고 좁은 좌석을 이용해 장기 노선보다도 3배 이상 더 긴 시간을 비행해야 한다. 그만큼 피로도가 클 수밖에 없다.

 

B-2는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지만, 군사작전에 특화돼 있다 보니 무장과 연료 등의 설비를 최우선으로 하고 조종사를 위해 할당된 공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B-2엔 2명의 조종사와 임무 지휘관이 탑승하는데, 가장 은밀한 공간인 내부의 취사나 취침, 생리 활동 등과 관련한 미 공군의 정확한 묘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몇몇 안 되는 자료 중엔 유튜브에 미 화이트먼 공군기지 509 폭격비행단 13 폭격비행대 조슈아 페이지 대위가 등장해 B-2를 소개하는 영상이 있다.  

2019년 1월 15일,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2 스피릿 폭격기가 하와이 진주만-히캄 합동기지 인근에서 상호운용성 훈련 임무 중 비행하고 있다. 미 공군 제공

영상에 따르면 B-2의 가장 긴 비행시간은 44시간 반이고, 시점은 9.11테러 직후였다. 당시 B-2는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를 출발해 약 5차례 공중급유를 받으며 탈레반을 타격했다.

 

영상에선 기체 내부에 관해서도 설명하는데(조종석 영상만 첨부), 기체 하부로 연결된 사다리를 오르면 다양한 회로 차단기와 산소 장비 등이 보이고 왼쪽으로 2개의 전방 조종석이 있다.

 

사다리 뒤쪽으로도 작은 공간이 있는데, 조슈아 대위는 “돌아다닐 여유도 거의 없고, 매우 비좁다”면서 “장거리 비행 중에는 간이침대 같은 걸 만들어 교대로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미국의 공영방송 서비스인 PBS의 휴엘 하우저가 B-2의 기체 내부에서 조종사를 인터뷰한 자료도 있다. 조슈아 대위가 설명한 것과 유사한 구조가 보인다.

 

인터넷에선 공간이 꽤 여유로운 B-2 내부 화장실 사진이 보이기도 하는, 다른 항공기의 사진이거나 AI 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군사 전문 채널인 뉴스위크 언컨벤셔널 유튜브 영상에선 출입용 사다리 뒤편으로 한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크기의 작은 통로로 추정되는 공간이 보인다.

 

이 공간 뒤에 화장실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영상에선 조종사가 잠시 일어나 조종석 뒤편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B-2 조종사 1명이 비행 중 조정석 뒷 공간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뉴스위크 언컨벤셔널 유튜브 캡처석 뒷 공간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뉴스위크 언컨벤셔널 유튜브 캡처

 

스미스소니언 매거진에서 B-2 조종사의 열악한 비행 여건을 엿볼 수 있다. 매거진에 따르면 조종사들의 좌석 뒷공간은 폭 4피트(1.2m), 길이 6피트(1.8m)다. 과거 코소보 전쟁 땐 B-2에 월마트에서 파는 잔디 의자를 설치해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지금은 바닥 공간에 맞게 맞춤 제작된 접이식 야전 침대를 사용한다고 한다. 초기 기체엔 침대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장실과 관련해선 브레이킹 디펜스에 B-2 조종사가 “화장실 옆에 머리를 대고 잠을 잤다”는 언급이 있다. 화장실이 없었던 재래식 폭격기보단 사정이 나은 셈이다. 식사는 간편식으로 해결하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전자레인지를 설치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있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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