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연속 무실점 이닝’ KBO 역대 3위
한화 선발 폰세는 연승으로 ‘10승’ 선착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는 10라운드로 부산고 오른손 투수 성영탁(21·사진)을 지명했다. 전체 110명의 드래프트 지명 선수 중 96번째였기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하지만 성영탁은 올 시즌 들어 지난달 생애 처음으로 1군에 합류한 뒤 놀라운 활약을 보이며 ‘KIA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성영탁은 지난 21일 기준 13경기에 등판해 17.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이는 1989년 해태타이거즈 시절 조계현이 세웠던 데뷔 후 연속 무실점 기록인 13.2이닝을 36년 만에 넘어선 구단 신기록이다. 역대 신인 데뷔 이후 무실점 이닝 3위에 해당한다. 데뷔전 이후 성영탁보다 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투수는 2002년 조용준(현대, 18이닝)과 2024년 김인범(키움, 19.2이닝)뿐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맹활약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성영탁은 데뷔 첫해엔 1군에 단 한 차례도 올라오지 못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만 뛰며 23경기(40이닝) 2승2패 2홀드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올해도 퓨처스리그에서 13경기(25.1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하는 등 성적만 보면 2군에서도 그저 그런 투수였다.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사 능력과 제구가 좋지만, 포심이 아닌 투심이 주무기여서 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140㎞대 초반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런데 KIA의 잇단 불운이 성영탁에겐 기회가 됐다. 주전급 투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5월20일 1군에 부름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팀에서 크게 기대한 건 아니었다. 성영탁에게 감격스러운 1군 데뷔 경기(5월 20일 수원 KT전)도 팀이 지고 있던 상황에 나온 패전 처리 역할이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설 때마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점차 등판 횟수가 늘어갔고 이제는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써도 될 만큼 주목받고 있다. 그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신뢰가 커졌음을 보여준 건 21일 인천 SSG와의 경기였다. 마무리 정해영이 9회말 통한의 동점 홈런을 허용해 5-5 동점이 되고 1사 1, 2루의 위기에 몰리자 이범호 KIA 감독은 성영탁을 호출했다. 위기 상황에 등판했음에도 성영탁은 수비의 도움 속에 10회까지 1.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무승부 경기가 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감독은 “(성영탁을) 눈여겨본 것은 아니었고, 마무리캠프에서 제구력과 무브먼트(공 움직임)가 좋다는 보고는 받았었다”면서 “올해 2군에서 경기 운영이 좋다는 보고가 다시 올라와 1군에 불렀다. 앞으로는 필승조에 가까운 투수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31)는 이날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투수로 나와 5.2이닝 1볼넷 12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팀의 10-4 승리를 이끌며 올 시즌 첫 10승 투수가 됐다. 폰세는 지난 3월 28일 KIA 타이거즈전(7이닝 2실점)에서 KBO리그 첫 승을 거둔 후 무패 행진이다. 개막 이후 선발 10연승은 역대 7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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