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간호사, 약사 등 보건의료인들이 장기 고공 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건강 위기를 염려하며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세종호텔을 상대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박정혜씨와 고진수씨 건강이 악화했다며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의사와 간호사, 약사, 심리상담사 등 다양한 보건의료인과 연구자 및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날 회견 현장에는 해당 농성장을 직접 방문해 진료와 상담을 진행해온 김동은 계명대학교 교수와 오춘상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회원, 이승욱 정신분석가, 최규진 인하대학교 교수 등이 고공농성자들의 건강과 심리상태를 설명하고, 문제 해결의 긴급성을 강조했다.
박정혜씨는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불에 탄 공장 옥상에서 500일 넘게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장 온도는 40도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고진수씨 또한 세종호텔 인근 광고탑 위에서 120일 넘게 농성을 지속 중이다. 양측 모두 자리를 벗어나기 어려운 공간에서 버티고 있어 신체·정신적 위험이 극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백명이 서명한 보건의료계 선언문도 발표됐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과 단절을 선언하며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이 문제를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며 “하루라도 빨리 고공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정부가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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