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컵스의 빅리그 3년차 중견수 피트 크로-암스트롱이 MVP급 성적을 내고 있다. 73경기 만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미국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호타준족으로 호령하고 있다. 올 시즌 첫 20-20 클럽 가입에 성공한 크로-암스트롱이 지금의 성적을 이어간다면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MVP 2연패를 저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항마가 될 전망이다.
크로-암스트롱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5 MLB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 경기에 4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시즌 20호 홈런을 쳤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1회말 2사 1루, 크로-암스트롱은 상대 선발 프레디 페랄타의 시속 155㎞ 직구를 공략해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미 23도루를 성공한 크로-암스트롱은 20홈런을 채워 올 시즌 MLB에서 가장 먼저 20홈런-20도루 고지를 밟았다. MLB닷컴은 “크로-암스트롱이 73경기 만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해 새미 소사가 보유했던 컵스 구단 최소 경기 20홈런-20도루 기록(1994년 96경기)을 경신했다”고 전했다.

크로-암스트롱은 MLB 역사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빠르게 20홈런-20도루를 채웠다. 1987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46경기 만에 20홈런-20도루 고지에 오른 에릭 데이비스, 호세 칸세코(1998년 토론토 블루제이스 68경기),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71경기) 만이 크로-암스트롱보다 빨리 이 기록에 도달했다.
크로-암스트롱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건,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비록 컵스는 7-8로 패했지만, 팬들은 크로-암스트롱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MVP’를외쳤다.

크로-암스트롱은 20일 현재 타율 0.270, 출루율 0.309, 장타율 0.558, 20홈런, 60타점, 54득점, 23도루를 기록 중이다. 홈런은 내셔널리그(NL) 공동 4위, 도루는 2위다. MLB닷컴은 “크로-암스트롱은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 4.1로 이 부문 NL 1위, 메이저리그 전체 3위를 달린다”고 소개했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MVP 레이스는 오타니가 독주하는 모양새였다. 오타니는 19일 기준 타율 0.292 25홈런 43타점 11도루로 내셔널리그 홈런 부문 1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피트-암스트롱이 빅리그 최고 수준의 외야 수비 능력에다 타격 성적도 일취월장하면서 MVP 컨텐더로 성장하면서 시즌 끝까지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크로-암스트롱은 아버지 매튜 존 암스트롱, 어머니 애슐리 크로우가 모두 할리우드 배우 출신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배우의 길 대신 엘리트 야구 선수로 성장한 크로-암스트롱은 양친의 성을 모두 사용하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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