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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에는 점심 먹고 퇴근해요”…경기, 전국 첫 ‘주 4.5일제’ 출항

입력 : 2025-06-20 03:00:00 수정 : 2025-06-20 0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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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 68개 기업과 시범 사업 MOU
임금 보전 장려금·컨설팅 등 지원
2027년까지 만족도 등 지표 분석
김동연 지사 “일주일의 삶 바뀔 것”

임금을 줄이지 않고 격주 4일제나 주 35시간제 선택이 가능한 ‘주 4.5일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닻을 올린다. 지난 대선 기간 화두였던 이 제도가 경기도 주도로 실증에 들어가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려는 ‘적정 노동시간’ 합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도가 정착하면 이른바 ‘불금’엔 점심만 먹고 퇴근하는 직장인들도 다수 등장할 전망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9일 수원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주 4.5일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68개 기업과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교환했다. 김 지사는 “주 4.5일제를 본격 시행하면 국민의 일주일 삶이 바뀔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생산성과 삶의 질이란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한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범사업 기간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하겠다. 새 정부와 함께 제도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는 지난해 8월 사람중심경제(휴머노믹스)의 주요 과제로 주 4.5일제를 제안한 바 있다. 올해 2월부터는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참여 기업을 모집해 왔다.

이날 행사에는 경영자총협회, 한국노총 관계자 등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영국에서 최초로 주 4일제를 도입한 사우스케임브리지셔 자치구의 브리짓 스미스 집행위원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예산 절감과 이직률 감소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이곳 외에 스페인 발렌시아, 아이슬란드 등이 비슷한 형태의 근로시간 단축에 성공했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도내 민간기업과 도 산하 경기콘텐츠진흥원 등 68곳이 참여한다. 대상 근로자만 1262명에 달한다. 기업 상황에 따라 △주 4.5일제(요일 자율 선택) △주 35시간 △격주 4일제 등 다양한 형태의 참여가 가능하다. 격주로 월요일을 쉬며 ‘월요병’을 피해 가는 근무 형태 역시 적용할 수 있다.

참여 기업은 IT, 제조업, 언론사까지 다양한 특성을 갖는다. 파주의 한 제조기업은 이미 격주 4일제를 도입해 근로자의 건강 개선 효과를 봤고, 성남의 IT기업은 2021년부터 주 35시간제를 시행한 데 이어 이번 사업 참여로 주 30시간까지 근로시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도와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사업 추진에 필요한 사항을 돕는다. 참여 기업들에 노동자 1인당 월 최대 26만원의 임금 보전 장려금과 기업당 최대 2000만원의 맞춤 컨설팅, 근태관리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한다. 올해 예산은 83억원 안팎이다. 기업이 아닌 근로자에게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게 기존 유연근무제와 다른 점이다.

도는 시범사업을 올해부터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펼쳐 노동생산성, 직무만족도 등 44개 세부지표를 분석할 예정이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적정 노동시간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정부에 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실질적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주 4.5일제 등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최종 공약에도 근로시간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가 담겼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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