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셋째 주 전주대비 0.36% 올라
강남 3구서 시작된 가격 상승세
한강벨트 이어 외곽지까지 번져
성동구 최고… 마포구는 역대 최대
토허제 재지정 따른 ‘풍선효과’에
3단계 DSR 이전 ‘막차’ 수요 몰려
전문가 “확실한 공급 신호 필요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시작된 가파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인접 ‘한강벨트’로 옮겨붙으며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6년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성동구는 강남권을 제치고 주간 상승률 1위를 차지했고, 마포구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인기 지역을 넘어 서울 외곽지로까지 상승세가 번져나가는 변곡점에 들어선 상황인 만큼, 과열되고 있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공급 로드맵’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이 19일 발표한 ‘6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6% 오르며 2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문재인정부 때인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동향에서 특히 눈에 띄는 지역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다. 성동구 아파트값은 0.76% 올라 강남구(0.75%) 상승률을 앞질렀다. 마포구는 0.66% 오르며 부동산원의 주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동구와 마포구의 상승세에는 강남 3구 및 용산구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에 따른 ‘풍선효과’와 더불어 규제지역으로 묶이기 전 매수에 나서려는 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원래 마포·성동 쪽에 관심이 있는 수요층이 있는데, 토허구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지정되면 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으니 (수요층의) 마음이 조급해진 것”이라며 “자금력이 있는 수요층 중에 ‘규제지역이 되면 못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서두르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마포·성동 등을 넘어 가격 오름세가 서울 외곽지로 퍼져나가는 변곡점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서울 외곽지로 꼽히는 노원(0.07%→0.12%)과 구로(0.06%→0.09%)는 이번주 상승폭을 키웠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특정 지역의 가격 강세 현상이 유지되는 것뿐만 아니라 서울 전역으로 가격 상승 확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 확대는 향후 서울 시내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데다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를 언급하지 않았던 점과 다음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 전 몰려든 ‘막차’ 수요 역시 오름세를 키우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시장에 안정감을 주고, 불붙은 매매 수요가 청약 대기 수요로 전환될 수 있도록 공급 로드맵이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공급) 신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정부가) 확실한 공급 신호를 주려고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서리풀지구 등 기존에 발표된 수도권 신규 택지 후보지에서의 공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윤 랩장은 “‘뭘 더 추가하겠다’보다는 (기존 공급 대책의) 실행력을 담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정비사업 활성화 혹은 신규 택지에서의 빠른 분양 등을 이야기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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