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상에 쉬운 이혼은 없다. 다들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 이혼을 하게 되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배우 김용선은 남편 없이 혼자서 이혼했다는 사실을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상대 없이 하는 이혼의 고통을 토로하며 전 남편을 용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30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 출연한 김용선은 충격적인 이혼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지인 소개로 남편을 만나 결혼했지만 결국엔 남편 없이 혼자 이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용선은 “남편은 자상하고 곰살맞은 편이었다. 촬영하고 늦게 들어오면 밥도 차려주고 (내가) 힘들어 보이면 청소도 같이 해주던 사람이라 결혼 괜찮게 했다 위안 삼고 살았다”며 만족스러웠던 결혼생활을 언급했다.
이어 “당시 남편이 무역회사를 운영했는데 2006~2007년이 되면서 사업이 조금씩 슬럼프에 빠졌다. 술도 많이 마시고 며칠씩 안 들어오기도 하면서 많이 싸웠다”며 “부부 싸움 후에는 친구 집에서 잤다고 하니까 힘들어서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넘어가 줬다. 그러다가 회사 문을 닫게 됐고 부채가 20억이 넘는 상태로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김용선은 “연락도 안 받고 전화, 문자도 답이 없어서 처음에는 화가 났다. 한두 달 지나니까 걱정으로 변하더라. 저한테 이런저런 일들이 들어와서 일단 수습을 해야 되니까 피해 보는 사람 없게 제가 갖고 있던 것 다 정리하고 친정엄마가 도움을 많이 주셨다”며 “그러다 그때 엄마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제가 엄마한테 불효한 것 같고 너무나도 마음이 괴로웠다. 그때부터 엄마를 제가 케어하면서 지내다 보니 3~4년이 쓱 지나갔다”고 말하며 힘든 상황을 혼자서 다 감당하고 있을 때 전 남편은 소식조차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용선은 “정신 차리고 보니, ‘이게 진정한 부부가 맞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앞으로도 이 사람하고 개선해서 다시 잘 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다가 ‘이건 아니다’ 판단을 하고 변호사한테 의뢰를 했다”며 이혼을 결심했던 때를 떠올렸다.
김용선은 “(변호사한테) 상대가 연락이 안 되는데 이혼이 되냐고 물었더니 이혼이 된다고 하더라. 행방불명으로 해도 되고 지금까지 있었던 상황으로 봐서 너무 무책임하게 집을 방치해서 이혼이 충분히 된다고 하더라”며 전 남편 없이 혼자서 이혼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 없이 이혼한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 사람 같고, 그 사람에게 아무 존재도 아닌 그 마음의 상처가 표현이 잘 안 된다”며 “부부는 싸우고 티격태격해도 같이 헤쳐 나가야 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용선의 전 남편은 이혼 후에야 연락이 왔다고 한다. 김용선은 “술을 먹고 한밤중에 전화가 왔다. ‘내가 어떻게 해도 용서받지 못할 걸 잘 안다. 너무 미안하다’고 얘기했는데, 이미 내 마음은 상처가 너무 컸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는 않더라”라고 덧붙였다.
김용선은 앞서 탑골공원 무료 급식소에서 배식 봉사를 하는 근황을 전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17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용선은 사업 실패, 이혼, 어머니 치매 투병 등으로 배우 활동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엄마가) 5월에 돌아가셨는데, 나 때문에 엄마가 더 힘드셨나 생각도 들었다. 그러고 나니 너무 허탈하더라”라고 털어놨다.

무료 급식소에서 궂은일을 찾아서 한다는 김용선은 “엄마가 이웃분들이 혼자 계시면 음식을 해드렸다. 노인정에도 음식이나 과일이 있으면 뭐든지 다 나눠주셨다. 그래서 그런지 저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 것 같다)”라고 봉사하는 이유를 전했다.
공원의 어르신들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린 김용선은 “엄마 돌아가시고 나선 여기를 못 오겠더라”며 한동안 봉사활동을 하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치매를 공부하면서 엄마를 모셨다. 이유 없이 화내고, 장롱 안의 물건을 다 뒤집어놓고, 자꾸 집을 나가셨다. 엄마를 못 찾을까 봐 무서웠다. 대소변도 다 제가 도와야 했다”고 말했다. 11년간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는 김용선은 “내가 잘 살고 무탈하게 살았으면 엄마도 편하셨을 텐데 그런 게 가슴 아프다”라고 먹먹한 마음을 표현했다.
김용선은 1978년 MBC 1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MBC 드라마 ‘서궁마마’ ‘일출봉’ ‘조선왕조 오백년 시리즈’ 등 주로 사극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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