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방산·AI… 경협 강화 논의
유엔 총장·EU 집행위장 회담
모디 총리, 李에 印 방문 요청
“각국, 민주주의 회복력 높이 평가”
李, 19일 국무회의서 추경 의결
내각 인선 등 현안도 속도 낼 듯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통해 취임 후 첫 외교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한·미 정상회담은 무산됐지만, 총 9차례의 양자 정상회담과 2건의 약식 회동을 소화하며 ‘무난한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G7 국가 가운데 이번 회의 주재국인 캐나다 정상을 포함해 영국, 일본 등 정상과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교역, 투자, 디지털, 공급망, 청정에너지 분야를 포함해 더욱 다층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진전시키는 데도 의견을 모으고,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협의체) 회원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성사됐다. 회담에서는 고위급 소통을 활성화하고 호혜적 경제협력, 핵심기술·국방·방산 등 전략적 협력, 문화 협력을 더욱 확대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인도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에 위로를 전했고, 모디 총리는 감사를 표했다. 모디 총리는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에서는 안보·방산 분야,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인공지능(AI) 등 미래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캐나다의 잠수함 획득 사업에 대해 언급하고 전반적으로 양국 간의 방산 협력, 국방 역량 강화에 관해 협력하자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는 한국의 방산 역량을 잘 알고 있다며 오랜 우방국인 한국과의 협력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만나 기후 위기 극복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는 멕시코가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중남미 최초의 국가이자, 한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국임을 강조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 오찬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대화 나눴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는 G7 및 초청국 기념촬영장에서 악수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유럽연합(EU)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과도 회담했다.
이번 이 대통령의 정상회의 참석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공백 상태였던 정상외교를 재가동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첫 정상외교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와 여러 차례의 양자회담은 대한민국 외교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최근 몇년 간 겪었던 국격 하락과 외교 소외, 신뢰 저하를 극복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우리 위상을 다시 높이겠다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G7 일정 종료 후 브리핑에서 “국제사회에 ‘민주 한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각인시켰다. 한국 민주주의의 복원을 알리는 성과가 있었다”면서 “이번에 만난 정상들 대부분이 한결같이 국내 정치적 위기를 극복한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높이 평가했고 새 정부 출범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에너지 안보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G7 회의 업무 오찬 및 확대 세션에 참석해 한국의 에너지 관련 정책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두 차례 발언을 통해 “에너지 안보 달성과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가 글로벌 경제 성장과 번영의 관건”이라며 “이를 위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18일 늦은 밤 귀국한 뒤 19일부터 산적한 국내 현안을 풀어갈 계획이다. 19일에는 국무회의를 열고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내각 인선도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한 지난 16일 국민추천제를 통한 인재 추천이 마감됐던 만큼 귀국 후 본격적으로 국민추천제 결과와 내각 인선 등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각 인선을 19일에 곧바로 발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실은 인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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