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부주의, 매장 36곳 피해
기계 원인·방화 가능성 못 찾아
2023년 4월3일 인천 부평구 대형 상가에서 발생한 화재로 상점 피해를 입은 50대 여성은 ‘에휴’라고 한숨부터 내쉬었다. 가족 생계를 책임졌던 자신의 일터는 그날 오전 11시30분쯤 발생한 불로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지하 5층, 지상 14층짜리 건물에서 난 화재는 ‘다운타운 일레븐 화재’로 알려져 있다. 평일 오전이라 방문객이 적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건물의 외부 철제 패널 한쪽이 모두 소실되고, 전기·수도가 끊겨 일대 소상공인들은 장사를 접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건물 내 전체 47개 매장 중 36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날 불은 실화(失火)였다. 50대 여성 A씨가 상가건물 앞 도로에서 담배를 피운 뒤 손가락으로 담배꽁초 끝부분을 튕겨 불씨가 1층 음식점 야외 테라스에 옮겨붙었다. 무심코 튕긴 담뱃불이 36개 상점에 피해를 입힌 것이다.
이 여성에 대한 1심 판결이 최근 나왔다. 인천지법 형사14단독 공우진 판사는 실화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담배꽁초 불씨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점을 인정했다. 또 기계·전기·화학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은 작고 방화 가능성도 찾지 못했다.
공 판사는 “피고인은 발화지점 바로 앞에서 흡연하다가 담배꽁초를 손으로 튕겨서 껐다. 꽁초에서 떨어진 불씨나 담뱃재가 발화지점 방향으로 낙하하는 장면이 확인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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