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학생들 학업스트레스 고발 운동 ‘파장’

‘6시 등교 후 11시 하교하다 중환자실행’
온라인서 611ICU 프로젝트… 실태 공개
주말이틀 휴업 등 정책변화 이어져 주목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중국 중·고등학생들의 온라인 고발 프로젝트가 중국 내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EPA연합뉴스

18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초과 근무를 상징하는 ‘996ICU’를 변용한 ‘611ICU’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 내 4000여개 학교에 대한 자료가 수집돼 실시간으로 온라인에서 공개되고 있다. ‘996ICU’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일하다가 중환자실(ICU)에 간다는 뜻의 단어로, 2019년 한 개발자가 온라인에 996 반대 운동을 하는 웹사이트를 만들면서 중국 청년들의 호응을 받은 바 있다. 611ICU는 오전 6시에 등교하고 밤 11시에 하교하다가 ICU로 간다는 의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서 팔로어 200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 ‘리(李)선생님은 네 선생님이 아니다’(리잉) 팀은 ‘611ICU 고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학생들은 설문 참여를 통해 자신이 처한 과도한 학습 환경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게 된다. 학교가 속한 도시와 학교명, 자기 성적 등급, 등하교 시간, 주당 학습 시간, 월별 휴일 일수, 2024년 학교 내 극단 선택 사례 등을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데이터에 반영되는 시스템이다.

프로젝트가 지난해 초 시작된 뒤 약 한 달 만에 중국 각지의 고등학교들이 주말 이틀 휴업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RFA는 전했다. 정보 통제가 강한 중국에서 이러한 탈중앙적인 고발 프로젝트가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진 것에 의의가 있다고 RFA는 덧붙였다.

리잉 팀은 실태 고발에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말 밈(meme) 코인 ‘Li’를 출시해 주목받기도 했다. 프로젝트 설문 참여자에게 Li 코인을 보상으로 제공했는데, 참신한 시도라는 평가와 코인 출시의 의도가 불순한 것 같다는 비판이 따라왔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