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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포장된 ‘살인의 실체’… CCTV 통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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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17 22:03:16 수정 : 2025-06-17 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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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 문제 있던 지인 살해한 60대 검찰 송치

전북 군산의 한 조용한 도로에서 교통사고 발생한 것은 지난 9일 오전 11시5분쯤. 군산시 옥서면의 한 지방도로에서 “사람이 튕겨 나간 것 같다”는 시민의 신고가 접수됐고, 사고 현장을 찾은 119 구조대는 수풀에 쓰러진 50대 남성을 발견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운전자의 순간적인 실수로 벌어진 안타까운 사고처럼 비쳤다.

 

현장에 남아 있던 건 사고를 낸 것으로 보이는 승합차 한 대뿐. 경찰은 초반에 B씨가 운전하다가 시야를 놓쳐 사고를 냈고, 그 충격으로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보호난간과 전신주에 남겨진 충돌 흔적이 그런 예상을 뒷받침했다.

사건 현장 모습. 전북 소방 제공

하지만, 사고 차량은 문이 모두 닫혀 있었고, 외관에 창문이 깨진 흔적이 없는 점이 수상했다. 수풀 아래로 튕겨 나갈 만큼의 강한 충격이 있었다면 차량에도 상당한 파손이 있어야 했지만, 정작 차체는 멀쩡했기 때문이다.

 

사고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경찰이 확인한 도로 주변 폐쇄회로(CC)TV에는 놀라운 장면이 담겨 있었다. B씨가 운전하던 차를 잠시 세우고 도로 가장자리 보호난간 주변으로 내려간 순간, 조수석에 타고 있던 또 다른 인물인 60대 남성 A씨가 운전석으로 조용히 자리를 옮긴 것이었다.

 

A씨는 곧장 차를 몰아 B씨를 향해 돌진했다. 차에 치인 B씨는 그 충격으로 도로 옆 수풀 아래로 떨어졌고, A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현장을 떠났다. 교통사고로 위장한 살인이었다. 

 

경찰은 교통사고를 ‘살인사건’으로 전환해 용의자를 추적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오후 8시쯤 군산의 한 도로에서 검거됐다. 그는 승용차로 도주 도중 또 다른 차량과 충돌해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경찰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 A씨와 피해자 B씨는 2년 전 꽃게 사업을 함께 하며 알게 된 사이로, 이후 금전 문제로 갈등이 심화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서 “B씨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 그가 ‘땅을 보겠다’며 차에서 내린 틈을 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와 정황 등을 분석한 결과, 이번 범행이 철저히 계획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조사를 마친 뒤 17일 그를 검찰에 송치했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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