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커피, 약인가 독인가?”…건강 결정짓는 ‘1g’의 차이

관련이슈 이슈플러스

입력 : 2025-06-19 05:00:00 수정 : 2025-06-19 05:56:02

인쇄 메일 url 공유 - +

당분·포화지방 많아질수록 커피 본연의 항산화·항염증 효과 희석

단순 ‘커피 마신다’ 사실보다 ‘어떻게 마시는가’가 건강에 큰 영향

커피 섭취와 조기 사망 위험 감소 간의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설탕이나 포화지방이 많이 포함된 커피에서는 이러한 보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게티이미지

19일 미국 터프츠대학교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영양학 저널(The Journal of Nutrition) 온라인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카페인이 함유된 블랙커피를 하루 1~2잔 섭취할 경우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6~1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과 포화지방을 소량만 첨가한 커피도 약 14%의 사망률 감소 효과를 보였다.

 

첨가당과 포화지방의 함량이 많아질 경우 이러한 건강상의 이점은 사라졌다.

 

기존 연구에서도 커피는 제2형 당뇨병, 심혈관 질환, 특정 암의 위험을 낮추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 클로로겐산, 폴리페놀 등의 생리활성 화합물은 항산화, 항염증, 항암 특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커피에 설탕이나 크림 등을 과도하게 넣을 경우 칼로리와 당·지방 섭취량이 함께 증가하면서 커피 본연의 건강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커피에 다량의 설탕과 크림을 넣어 마신다. 이는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설탕과 포화지방의 첨가량이 사망률 감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1999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에서 9차례 실시된 전국 건강·영양 조사(NHANES) 자료와 전국 사망 지수(National Death Index)를 연계해 분석을 수행했다.

 

대상자는 조사 첫날, 24시간 동안 섭취한 모든 식품을 기록한 20세 이상 성인 총 4만6000명이었다. 커피 섭취는 △카페인 유무 △설탕·포화지방 첨가량에 따라 구분했다. 사망 원인은 △모든 원인 △암 △심혈관 질환 등 세 범주로 나누어 분석했다.

 

저첨가당 커피는 하루 권장량의 5% 미만, 즉 약 237mL(8온스) 기준 2.5g 이하의 설탕(약 반 티스푼)을 포함한 커피로 정의됐다. 저포화지방 커피는 컵당 포화지방 2g 이하였다. 이는 2% 우유 5큰술, 라이트 크림 1큰술, 하프앤하프 1큰술 정도에 해당한다.

 

9~11년에 걸친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총 7074명이 사망했다. 이 중 1176명이 암, 1089명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했다.

 

◆커피, 얼마나 마셔야 효과 있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최소 한 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암과 심혈관 질환을 포함한 전체 사망 위험이 16% 감소했다.

 

2~3잔을 마신 경우에는 위험 감소 폭이 17%로 약간 더 높았지만, 3잔 이상부터는 추가적인 이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 감소 효과는 다소 약화됐다.

 

커피 섭취와 암 사망률 사이에는 뚜렷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조기 사망 위험 감소 효과가 오직 블랙커피와 첨가당·포화지방 함량이 낮은 커피에서만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고당·고지방 커피에서는 건강상 이점이 사라졌다.

 

게티이미지

터프츠대 연구진은 “커피에 설탕이나 지방이 얼마나 첨가됐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 중 하나”라며 “이번 결과는 설탕과 포화지방 섭취를 제한하라는 현재의 식이 지침과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디카페인 커피의 경우 사망률과의 유의미한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디카페인 커피 섭취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는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다”며 “블랙커피나 설탕·크림이 적게 들어간 커피를 하루 1~2잔 마시는 것만으로도 조기 사망 위험을 최대 17%까지 낮출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커피에 과도하게 설탕이나 크림을 첨가하면 이러한 이점은 상쇄된다”며 “당분과 포화지방이 많아질수록 커피 본연의 항산화·항염증 효과는 희석된다.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한 커피 습관을 위해서는 가능한 블랙커피를 선택하거나 설탕과 크림의 양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커피를 마신다’는 사실보다는 ‘어떻게 마시는가’가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빛나는 여신'
  • 한지민 '빛나는 여신'
  • 채수빈 '여신 미모'
  • 아일릿 원희 '여신 미모'
  • 아일릿 민주 '매력적인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