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합의 존중·국민 설득 언급도
“에너지 안보 협력 등 윈윈 관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리셉션 참석차 방한한 나가시마 아키히사 일본 총리 국가안전보장 담당 특별보좌관이 16일 위성락(사진)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한·일 관계 발전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나가시마 보좌관은 한·일 역사 문제에 관한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핵심 측근인 나가시마 보좌관은 이날 위 실장과 조찬 회동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하며 앞으로도 긴밀해 소통해나가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부터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조율 중인 가운데 양국 외교·안보 고위급 인사들이 마주 앉은 것은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나가시마 보좌관은 이날 오후 한국외교협회와 최종현학술원이 개최한 특강에서 “단기적 이해득실에 얽매이지 말고, 장기적 전략 이익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한·일 역사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나가시마 보좌관은 이날 특강에서 이를 포함해 ‘역사 문제를 올바르게 관리하기 위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나머지 두 원칙으론 △과거 합의(정부 담화 등)를 최대한 존중하고, 후퇴하지 않기 △양국 국민을 용기 있게 설득해 나갈 것을 꼽았다.
나가시마 보좌관은 “군사안보 분야 협력은 한·일을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의 악화로 인해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우려되는 요소로 “역사 문제가 병목(bottleneck)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양국 정부는 역사 문제를 올바르게 관리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가시마 보좌관은 이와 함께 ‘에너지안보 및 경제안보’도 양국 간 협력이 가능한 분야로 봤다. 그는 에너지안보에 대해 “취약성을 공유함으로써 윈윈 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면서 “항행의 자유 및 해양 질서 안정이라는 기반 위에서 수소·재생에너지·소형 원자로·핵융합 기술 등 분야에서 협력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가시마 보좌관은 한·미·일 3국 협력체계 강화를 위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토대로 창설된 ‘한·미·일 조정사무국’을 통해 모든 레벨에서의 안보 환경에 대한 인식을 지속적으로 조율 및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북한의 사이버·불법 자금 조달 활동에 대한 공동 대응이 시급하다면서 한·미·일이 북한의 사이버 활동과 암호화폐 기반 자금 유출을 공동으로 억제·단속하는 체계를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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