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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구멍 난 아이언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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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16 22:54:07 수정 : 2025-06-16 22: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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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의 최첨단 대공 요격 시스템인 ‘아이언돔’(Iron Dome)이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허점을 드러냈다. 아이언돔이 하마스의 로켓을 불꽃놀이하듯 명중시키는 영상을 공개하며 성능을 자랑했던 이스라엘 국방부는 고개를 숙였다. 많은 사람이 “90% 이상 요격률을 자랑해온 아이언돔이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속절없이 당한 이유는 뭘까”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이언돔의 기본 개념은 적의 탄도미사일이나 로켓을 탐지하고, 이를 신속하게 요격하는 것이다. 2011년 처음 실전 배치됐을 때엔 많은 표적을 동시 요격할 수 없었다. 이제는 미사일과 드론 요격도 가능할 정도로 진화했다. 아이언돔 레이더는 분당 최대 200개의 표적 탐지·추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는 2023년 개전(開戰) 첫날 최대 5000발 이상의 로켓을 이스라엘에 퍼부었다고 한다. 철통 방공망도 설계 역량을 넘어서는 ‘소나기·벌떼’ 공격에는 속수무책이었던 것이다.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을 이틀 앞두고 이른바 ‘일어서는 사자’라는 작전명으로 이란의 핵 시설 심장부를 타격했다. 이란 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 등을 포함해 최소 128명이 사망했다. 즉각 반격에 나선 이란도 200기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등 주요 거점을 공습했다. 이란 신형 탄도미사일 ‘하지 카셈’에 아이언돔이 뚫리면서 이스라엘에서도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다수·다종 미사일에 약점을 드러냈다.

한국군은 2010년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도입을 검토했다. 하지만 수도권을 겨냥, 시간당 최대 1만6000발을 쏠 수 있는 북한 장사정포 능력이 하마스보다 월등하며, 한반도 상황에 맞지 않다고 판단해 지난 1월 독자 개발에 나섰다.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북한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다. 아무리 방어시스템을 촘촘히 짠다고 해도 ‘무적의 방패’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군 대비태세를 최첨단 무기체계에만 기댈 수 없는 이유다. 구멍 난 아이언돔이 우리 군에 던지는 메시지일 수 있다. 간과해선 안 된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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