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쇼스타코비치 음악 정수… 하나의 스펙트럼 위서 펼친다

‘클래식 레볼루션 2025’

새 예술감독 카바코스, 주제 설정
바흐 질서·쇼스타코비치의 고뇌
하나 프리즘으로 예술 본질 모색
실내악·오케스트라 형태로 구현
롯데콘서트홀서 8월28일 개막

깊은 통찰력과 서정성을 겸비한 ‘현의 철학자’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5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해서 1985년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 우승, 1988년 파가니니·나움부르크 콩쿠르를 석권했다. 바이올리니스트와 지휘자로 활동하는 그리스 출신 거장이 방향타를 잡은 ‘클래식 레볼루션 2025’가 8월28일부터 9월3일까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6일 롯데문화재단에 따르면 대표적 클래식 여름축제인 클래식 레볼루션의 새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카바코스는 올해 축제 주제를 ‘스펙트럼’으로 정했다. “음악은 시간과 감정을 초월하는 언어”라고 한 그는 바흐의 구조적 질서와 쇼스타코비치의 시대적 고뇌라는 양극단을 잇는 하나의 프리즘을 통해 예술의 본질과 깊이를 모색할 계획이다. 카바코스가 추구하는 축제의 철학은 바흐의 대위법적 이상과 쇼스타코비치의 윤리적 음악세계가 실내악과 오케스트라라는 상이한 형식으로 구현된다.

국내 대표적 여름 클래식 축제인 ‘클래식 레볼루션’의 새 예술감독을 맡게 된 지휘자 겸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롯데문화재단 제공

그는 이번 무대에서 단순한 감독을 넘어 직접 연주자로 나서며 아폴론 앙상블과의 협연 등으로 무대를 만든다. 카바코스는 예술감독직을 수락한 직후부터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연주자들에게 클래식 레볼루션 무대에 함께해 줄 것을 청했다. 그가 직접 창단한 단체로 고음악 해석에 뛰어난 역량을 보여온 아폴론 앙상블은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예프,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등도 축제무대에 오른다.

축제의 백미는 8월31일 카바코스와 양인모가 아폴론 앙상블과 함께 연주하는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 두 사람 모두 ‘시벨리우스 콩쿠르’와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 경력을 지닌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세대를 초월한 예술적 대화가 기대된다.

서울시립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 등 국내 대표 관현악단도 클래식 레볼루션 2025 무대에 오른다. 28일 개막 무대에선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디마 슬로보데니우크 지휘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6번을 연주한다. 예술감독 카바코스도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을 협연한다. 31일에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무대로 지휘는 샤오치아 뤼, 협연은 첼리스트 최하영이 맡는다.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제2번과 교향곡 제4번을 들려준다. 축제 마지막 무대로 9월 3일에는 레온코비치 지휘 아래 쇼스타코비치의 마지막 교향곡 제15번이 연주된다.

롯데문화재단 측은 “오케스트라와 실내악이 적절히 구성된 이번 클래식 레볼루션은 두 작곡가의 음악적 정수를 가장 효과적이고 생생하게 드러낸다”며 “관객에게 바흐와 쇼스타코비치라는 대조적인 존재를 하나의 스펙트럼 위에서 경험하게 되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선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