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역사교육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조작 의혹과 관련해 네이버가 직접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16일 오전 정례 간담회에서 “지난 9일 네이버가 리박스쿨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사안이 중하고 신속한 수사가 필요해 당일(9일)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관련 혐의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관련)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세 가지다. 네이버는 고소장과 함께 자체 조사 자료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네이버는 뉴스타파 보도에서 언급된 계정 9개 중 일부가 동일한 IP에서 접속된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타파는 리박스쿨이 ‘자손군’이라는 댓글조작 조직을 운영하며, 참가자에게 ‘총알’이라 부르는 네이버 아이디를 배포하고 조직적으로 관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일부 계정에서 비정상적 반응 급증을 감지했고, 이 중에는 자손군 조장으로 지목된 '우럭맨'이 남긴 이재명 대통령 비방 댓글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우럭맨 등이 리박스쿨과 연관돼 댓글 조작에 가담했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리박스쿨 외에 언론 보도에서 거론된 연관 단체들에 대해서도 수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압수물 분석이 끝난 이후 특정 단체나 개인에 대한 수사 확대 여부를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승만·박정희 스쿨’의 약자인 리박스쿨은 늘봄학교 강사 양성과 여론 조작 정황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경찰은 이와 관련, 지난 4일 리박스쿨이 입주한 서울 종로구 소재 건물과 손효숙 대표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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