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상들과 양자·다자 회담 여부 촉각
이란·이스라엘 충돌 등 국제 현안 맞물려
대통령실 “긴장 격화 반대 입장 임할 것”
李, 내주 나토정상회의 참석 가능성 고조
G7과 공조 속 중·러와 관계 유지 나설 듯
외교·통상 안보실 구축 ‘실용외교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16일부터 18일까지 1박3일 일정으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취임 후 첫 정상외교 ‘시험대’에 오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6개월간 공백 상태였던 한국의 정상외교를 복원한다는 상징성과 함께,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주요 정상과의 양자 및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미 동맹 강화, 한·일 관계 개선, 한·미·일 안보협력 등 외교·안보 분야 핵심 당사국들과의 첫 상견례는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이란의 무력충돌로 인한 중동 지역 긴장 격화 등 국제 현안까지 맞물리며, 이 대통령의 G7 정상외교 데뷔전은 향후 외교·안보 정책 전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천명한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방향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G7 회의가 한국 정상의 정상외교 복귀를 알린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5일 브리핑에서 “G7처럼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국들과 정상외교를 재개함으로써 글로벌 경제, 안보 환경의 대전환 속에서 우리 국익을 지키기 위한 실용외교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특히 미국, 일본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상 및 방위비 협상 등 가장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관세 문제 등과 관련한 실무협상을 추동하는 동력 제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지난 9일 한·일 정상 통화를 언급하며 “올해 수교 60주년, 해방 80주년을 맞아 좋은 관계를 만들자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면서 “(만약 회담 일정이 잡힌다면) 통화의 연장선에서 회담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3자 회담 여부에 대해서는 “저희는 열려 있는 입장”이라며 “우리 외교·안보의 근간이 견고한 한·미 동맹 및 한·미·일 협력관계라는 점은 이 대통령도 누차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내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있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 등과의 관계 설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미국과 유럽 국가의 러시아 및 중국을 견제하는 흐름에 동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G7에서 대(對) 중국 견제 목소리가 나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G7 국가들과 공조·협의하면서도 동시에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를 나쁘게 가져가지 않으려 한다”며 “좋은 관계를 끌고 가려 한다”고 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도 준비하느냐는 질문에는 “전례, 정상들의 일정, 관련 나라들과의 관계, 국제적인 분위기 등을 감안해 종합적 판단을 한다. 지금으로서는 그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만남 가능성에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G7에 올 가능성이 있어 보이며, 이 경우 이 대통령과 조우해 대화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핵심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군사적인 대결이나 긴장 격화에 대해 우리는 반대하는 입장이고 모든 당사자의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런 입장에 따라 G7에도 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실 1,2,3차장 인선을 발표했다.
안보실 1차장에 김현종 전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2차장과 3차장에는 각각 임웅순 주캐나다 대사, 오현주 외교부 주교황청대한민국대사관 특명전권대사가 임명됐다.
국방·안보 정책을 담당하게 될 김 차장은 국방부 미국정책과장, 육군본부 정책실장 등 정책라인의 주요 보직을 거쳤고, 문재인정부 때 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으로 근무한 뒤 5군단장과 지상작전사령부 참모장을 거쳐 2022년에 중장으로 전역했다.
임 차장은 외교부에서 북핵 부단장, 인사국장, 주미국 정무공사, 주뉴욕 부총영사 등을 지낸 ‘미국통’으로 외교정책을 총괄한다. 임 차장은 2022년 10월부터 주캐나다대사로 근무하며 이번 G7 회의 참석을 준비하는 작업을 현지에서 진행했다.
오 차장은 외교통상부 개발협력과장과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주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등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한국 최초의 여성 주교황청대사로 근무했다. 개발협력 분야 업무와 다자외교 경력을 중심으로 경제안보 업무를 맡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인사에 대해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외교와 동시에 통상”이라며 “외교·통상을 잘할 수 있는 분들로 모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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