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주요 대학 인문계열 학과 정시 합격생의 절반 이상은 수학 미적분 또는 기하를 응시한 수험생이란 분석이 나왔다.
15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공시에서 2025학년도 수학 선택과목 비율을 공개한 주요 17개 대학 인문계열 340개 학과를 분석한 결과 정시 합격생의 55.6%가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

17개 대학은 건국대·경희대·국민대·단국대·서강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세종대·숙명여대·아주대·연세대·이화여대·인하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홍익대다. 서울대와 고려대 등은 수학 선택과목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수능이 도입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도 문과와 이과 구분이 없어졌지만, 통상 입시업계에선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하고 과학탐구를 응시하는 학생은 자연계열 학과에 진학을 희망하는 이과생, 수학 확률과통계와 사회탐구를 응시하는 학생은 인문계열 학과에 진학을 희망하는 문과생으로 본다.
그러나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보다 표준점수가 유리하게 나오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이런 ‘문·이과 공식’도 깨진 상태다. 같은 원점수여도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은 과목은 표준점수가 올라가는 구조여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학생의 표준점수가 높게 나오고 상위권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작년 수능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은 확률과 통계 137점, 미적분 148점, 기하 142점에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됐다. 만점을 받았어도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은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보다 11점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초 자연계열 진학을 생각했다가 좀 더 상위권 대학에 가기 위해 인문계열로 바꿔 진학하는 경우도 있고, 인문계열 진학을 고려하고 있더라도 미적분·기하를 응시하는 수험생도 있다.
한양대의 경우 인문계열 24개 학과 합격생 중 미적분·기하 응시자는 87.1%에 달했다. 이어 ▲서강대 86.6% ▲건국대 71.9% ▲서울시립대 66.9% ▲성균관대 61.0% ▲이화여대 60.3% ▲단국대 57.2% ▲아주대 54.7% ▲중앙대 53.8% ▲국민대 51.7% ▲숙명여대 51.2% ▲연세대 50.3% 순이었다.
특히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 ▲서강대 인문학기반자유전공학부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한양대 교육공학과 ▲한양대 영어교육과 ▲한국외대 태국학과 등 17개 대학 21개 학과는 정시 합격생 전원이 미적분·기하 응시자였다.
종로학원은 “미적분·기하 선택 수험생이 인문계 중상위권 이상 학과에 합격하는 현상은 2026∼2027학년도 통합수능에서도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학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발생하지만 교육 당국이 과목별 점수는 공개하지 않아 문과 학생들이 대입전략을 수립하는 데 상당한 혼란, 불안감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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