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발생 건수 43건…전년 19건
지난 겨울 국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사례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 확산 기간이 길어진 데다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겨울철새가 늘어난 영향이란 분석이다.
AI는 야생조류와 가금류 등에 감염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병이다. 질병 유발 능력이 높은 고병원성 AI는 조류 내 전파력과 폐사율이 높아 주요 가축 전염병으로 분류된다.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겨울 국내에서 확인된 AI 발생 건수는 총 43건으로 집계됐다. 야생조류 폐사체에서 발견된 게 26건, 분변 12건, 포획 5건이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9건)과 비교할 때 2.3배 늘어난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 겨울 고병원성 AI 바이러스(H5N1) 최초 발생일(2024년 10월14일)이 전년 겨울 최초 발생일(2023년 11월27일)보다 한달 이상 빨라 그만큼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퍼지는 기간이 길었다고 보고 있다. 또 폐사체 수거, 분변 채취 등 감시 예찰 활동 건수가 전년 대비 10% 이상 늘어난 것도 발생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 겨울에는 AI 전파 가능성이 높은 오리과 조류가 전년 대비 10% 이상 국내에 많이 도래했다고 한다. 2023∼2024년 동절기 88만3281마리가 넘어온 데 비해 2024∼2025년 동절기에는 98만9310마리로 약 12% 늘었다. 이밖에도 일본,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AI 발생건수가 증가한 것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일본의 경우 같은 기간 약 1.4배, 유럽은 2.1배 정도 늘었다.
환경부는 올겨울에도 고병원성 AI가 지속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겨울철새 이동경로와 도래시기에 맞춰 방역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야생조류 예찰 기간을 올 9월부터 내년 4월까지로 전년 대비 1개월 늘리기로 했다. 예찰지점도 92곳에서 102곳으로 확대한다. 겨울철새 동시 총조사 횟수도 여난 8회에서 10회로 늘린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AI는 야생조류뿐 아니라 오리, 닭 등 가금류 가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농림축산식품부 등 유관기관 간 신속한 정보 공유와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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