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이 임명되면서 3개 특별검사팀이 동시에 닻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8일 만에 3개 특검법이 통과되고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의 특검 후보 추천, 이 대통령 임명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내란 특검에는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 김건희 특검에는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순직해병 특검에는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이 임명됐다. 3명의 특검은 13일 곧바로 포부를 밝히며 본격 준비에 돌입했다.
특검은 2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특검팀을 꾸린 후 다음 달 초 본격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사 준비 기간 중에라도 수사를 개시할 수 있어 이르면 이달 중 출범할 가능성도 있다.

◆3특검 공통점…대형 조직 리더∙대형 사건 다뤄
임명에 앞서 여러 하마평이 나왔으나 최종적으로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감사 업무까지 경험한 수사·감사 전문가인 조 특검과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진상조사를 지휘한 민 특검이 임명됐다. 또 군법무관 출신으로 과거 병역비리 등 군 사건에 정통하고 순직해병 수사 전반에도 이해가 깊은 이 특검이 낙점됐다. 이들은 큰 조직을 이끌어 봤고 대형 사안을 다뤄봤던 경험이 있는 검증된 인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 특검은 검찰 대표적 특수통 출신으로 여야 정치인의 권력형 비리, 재벌 의혹, 세간의 이목을 끈 대형 사건 특별수사에 두루 참여한 이력이 있다.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수도권 검찰 사무를 지휘·감독하는 서울고검장을 지냈고 감사위원 재임 말기에는 감사원장 직무대행을 역임했다.
민 특검도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의 법원장을 맡아 이례적으로 긴 3년 간 재직하는 등 사법행정 경험이 풍부하다.
이 특검 역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장남의 병역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했고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합참 법무실장 등 주요 지휘관 자리를 거쳤다.

◆특검보 후보자 물색…사무실 확보 난항 예상
세 특검의 최우선 과제는 100∼260여 명의 ‘메머드급’ 수사팀 인력 구성과 해당 인력을 수용할 사무실을 마련하는 것이다.
특검과 함께 이끌 특검보 인선이 우선이다. 특검보는 내란 특검의 경우 6명, 김건희∙순직해병 특검의 경우 각각 4명을 둘 수 있다. 특검이 후보자 8명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임명을 요청하면 대통령이 5일 이내(채 상병 특검 3일 이내) 임명해야 한다. 이 특검은 이날 오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을 변호해온 김정민·김경호 변호사를 기용할 의사를 내비쳤지만 김정민 변호사는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참여를 거절했다.
특검팀이 최장 140∼170일 간 사용할 사무실도 마련돼야 한다. 내란 특검의 경우 최대 267명, 김건희 특검도 최대 205명으로 구성되는 만큼 해당 인원을 모두 수용할 공간을 찾는 데 난항이 예상된다.
특검 사무실은 대체로 영장 접수 장소인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자리 했다. 그러나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서초동 일대에서 해당 규모의 사무실을 찾기 쉽지 않아 민 특검은 서울시 강북구, 구로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일대에서도 사무실도 물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예산정책처는 3개 특검의 시설비로 41억6200만원(내란∙감건희 특검 각 16억1400만원, 채해병 특검 9억34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했다.

◆조은석, 박세현 만나…이명현은 공수처장 만날 듯
수사 진척 상황을 파악하는 동시에 인력 파견 협조를 요청해야 하는 만큼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 기관 관계자 면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조 특검은 이날 서울고검을 찾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를 이끌어 온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수사 진척 상황과 수사팀 구성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백동흠 안보수사국장)도 방문해 업무 협의를 진행했다.
이 특검은 이날 세계일보에 “다음주 쯤 오동운 공수처장을 만나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면담 일정은 협의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공수처는 지난해 3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소환조사를 시작으로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수사를 진행해왔다.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에는 각각 파견검사 20∼60명, 특별 수사관 40∼100명이 파견될 수 있다. 수사력을 인정받은 검사∙수사관을 파견 받아야 하는 만큼 세 특검 간 ‘인재 영입’ 경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 “억울한 죽음 명백히 밝히겠다”…포부 밝혀
세 특검은 이날 각기 수사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수사에 진력해 온 국수본, 공수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민 특검도 서울 서초구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이 됐던 사건인 만큼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사실관계와 쟁점을 파악하고 사무실을 준비하는 데 진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특검은 기자들과 만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명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누가 진실을 은폐하는지는 나와 있다”며 소신껏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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