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열리는 유엔총회에 불참하고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외교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도 9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리창 총리가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2인자(리 총리)가 유엔에 갈 것”이라고 말했고, 다른 소식통 2명은 리 총리가 시 주석을 대신해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이 가장 최근 미국을 방문한 것은 2023년 11월이다. 당시 시 주석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에이펙 정상회담을 계기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했다.
이에 따라 미·중 관세전쟁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양국 정상의 만남은 빨라야 11월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때 경주에서 열리는 에이펙 정상회의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할 수있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중국 전문가 윈쑨은 SCMP에 “에이펙 정상회담이 트럼프-시진핑 회담 일정의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재선 이후 취임 100일 이내에 시 주석과 만날 의향이 있다면서 미중 정상 간 회동에 대해 열의를 보여왔다. 하지만 취임 100일이 넘도록 전화 통화만 있었고 대면 회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중국 인민대 댜오다밍 국제관계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통화하면서 그의 연내 중국 방문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회담 성사 여부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돌파구 마련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윈쑨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가능성은 (미·중) 회담 결과가 그에게 만족스러운지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경주 에이펙에 앞서 중국이 9월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여는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할 수 있지만, 미국 내 반발을 부를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때 방중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남아공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보이콧을 선언해 시 주석과 남아공 회담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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