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아메다바드 파텔 공항서 이륙 직후
주거지로 추락… 병원 숙소 건물 충돌
주민·의대생 등 다수 사망… 피해 커져
印 169명·英 53명 등 탑승… 한국인 없어
242명을 태우고 영국 런던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보잉 787-8 여객기가 12일(현지시간)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주 최대 도시 아메다바드에서 추락했다.
인도민간항공국(DGCA)에 따르면 국영 항공사인 에어인디아 AI171편이 이날 오후 1시38분(한국시간 오후 5시8분) 사르다르 발라브바이 파텔 국제공항을 이륙한 지 5분 후 주거 지역인 메가니 나가르에 추락했다.

사고 여객기는 이륙하자마자 비상 상황을 알리는 ‘메이데이’ 신호를 관제센터에 발신한 뒤 곧바로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륙 후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고도 625피트(약 190m)에서 신호가 끊겼다. 이후 여객기는 분당 -475피트의 수직 속도로 하강을 시작했다.
런던 개트윅 공항에 12일 오후 6시25분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이 여객기에는 승객 230명과 기장과 승무원 12명 등 총 242명이 타고 있었다. 국적별로는 인도인 169명, 영국인 53명, 포르투갈인 7명, 캐나다인 1명 등이 탑승했으며, 한국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여객기 추락 지역에 있던 시민들 다수도 숨졌다고 밝혔다. 여객기 추락 현장 건물에서 최소 30~35구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장거리 비행을 위해 연료를 가득 채운 여객기가 주택과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에 추락해 곧바로 폭발하면서 피해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여객기와 충돌한 건물은 시립병원 직원 숙소로, 이곳에 머물던 의대생 다수도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고 직후 거대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화염에 휩싸인 비행기 잔해와 건물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현지 언론을 통해 공유됐다. 한 지역주민은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2층과 3층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봤다. 비행기는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고 참상을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번 추락 사고에 대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가슴 아픈 일”이라고 애도했다. 그는 “큰 충격을 받았고 슬펐다”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돕는 관계자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자라트주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고향이며 2001년부터 2014년부터 이곳에서 주지사도 지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성명을 통해 추락 사고 현장이 “참혹하다”며 “상황이 전개 되는대로 최신 소식을 전해 듣고 있으며, 이토록 힘든 시기에 승객과 그 가족들이 겪을 수 있는 슬픔에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추락한 보잉 787-8기는 최신형으로 드림라이너로 불리는 이 기종은 2012년 첫 상업 취항 후 이번이 첫 추락사고다. 사고 비행기는 2013년 취항했고 1년 뒤 인도항공으로 왔다. 드림라이너는 전 세계에서 1175대 이상 운항 중이며, 매일 2100편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인도는 1996년 뉴델리 상공에서 보잉 747기와 IL-76기가 공중 충돌해 총 349명이 사망한 참사를 포함하여 항공기 추락 사고를 여러 번 겪었다. 당시 사고는 착륙을 준비 중이던 카자흐스탄 항공의 파일럿이 지정된 고도보다 낮게 비행하는 과정에서 델리 공항에서 막 이륙한 사우디아라비아 항공의 비행기와 충돌해 벌어졌다. 이 사고를 계기로 인도 항공당국은 인도 영공을 출입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공중충돌방지장치(TCAS) 설치를 의무화했다. 2010년에는 에어인디아 익스프레스 항공기가 인도 남서부 망갈로르 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 이탈로 화염에 휩싸이면서 탑승객과 승무원 166명 중 158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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