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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개선 먼저 손 내밀었지만… 北 호응 불확실

입력 : 2025-06-12 06:00:00 수정 : 2025-06-12 01: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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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대북전단 중지 요청 이어 단행
접경지역 주민 소음 등 불만 해소
9·19군사합의 복원 가능성도 제기
北 변화 없으면 ‘저자세’ 논란일 듯

이재명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 중지 요청에 이어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를 단행했다.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려는 선제적 조치라고 정부는 설명했지만, 북한의 호응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날 오후 2시부터 멈췄다. 합참은 “남북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국민 공약 이행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을 멈추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접경지역을 방문해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를 약속했다. 실제로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9일 통일부의 민간단체 대북 전단 살포 중지 요청이 이뤄졌고, 이틀 뒤엔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멈췄다. 대북 확성기 방송과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이 지속되면서 누적된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대선 당시 약속을 이행해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이후 쓰레기 풍선 부양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북 전단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 북한에 ‘적대시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할 수도 있다.

북녘 향한 대북 확성기 시설물 지난해 6월 경기 파주시 군사 접경지역의 한국측 초소 오른쪽에 대북 확성기가 북쪽을 향해 설치돼 있는 모습. 약 1년 만인 11일 이재명 대통령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를 지시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정부의 다음 단계 조치로는 윤석열정부가 효력을 정지했던 9·19 군사합의 복원이 거론된다. 9·19 군사합의는 적대행위 중지와 우발적 충돌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군 내부에선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및 9·19 군사합의 복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9·19 군사합의 복원은 남북 긴장 완화에는 도움이 되지만, 전방지역 군사대비태세와 감시정찰 등에는 제약이 따른다. 일각에서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중지하는 모습이 확인되기 전에는 9·19 군사합의 복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를 비롯한 정부의 대북 유화책 성공 여부는 북한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 북한은 대남 소음 방송을 하고 있는데,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북한 주민이 듣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정부가 별다른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한 만큼 북한도 대남 방송을 멈추면 남북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거나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이 재개된다면 ‘대북 저자세’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로 규정한 뒤 남북 연결 철도·도로를 폭파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대북 방송을 상당히 민감하게 여기므로 현 상태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전면적 효력정지 상태인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려면 양측이 전면 파기 상태를 번복해야 하는데, 북한이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위원은 “9·19 군사합의를 다시 인정하는 건 자신들의 두 국가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며, 폐기했던 ‘민족 관계’로 회귀하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 대 국가’로서 접경지역 관리 문제를 새롭게 협의할 수 있다는 정도가 최선일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일단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일정 기간 멈추면서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이 대남방송을 중단하지 않거나 쓰레기 풍선을 다시 보낼 경우의 대응에 대해 “이후는 이후의 일”이라면서도 “말한 과정을 거꾸로 복기해보면 어떤 상황이 있을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찬·장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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