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토목학회가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20여년간 1466조엔(약 1경3847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초래될 것으로 추정했다고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
난카이 대지진은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해온 지진으로, 일본 정부는 앞으로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이 무려 8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토목학회는 난카이 대지진 발생 시 경제 피해액은 작년 일본 국내총생산(GDP) 609조엔의 2.4배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이번 분석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뒤 경제 정상화 과정을 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발표한 난카이 대지진 방재 대책 추진 기본계획에서 예상 사망자 수를 6만명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10년간 주택 내진 강화, 방재 추진 지역 지정 확대 등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토목학회는 난카이 대지진 못지않게 일본에서 불안시하는 수도권 직하지진(수도권 바로 아래에서 일어나는 대지진)도 1110조엔(약 1경484조원)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작년 GDP의 1.8배 수준이다.
토목학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제방 강화, 건물 내진 보강 등 인프라 대책 필요성을 강조하고 난카이 대지진은 약 58조엔 규모의 보완 대책으로 396조엔의 경제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수도 직하지진은 약 21조엔의 보완 대책으로 경제 피해 규모를 410조엔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020년 난카이 트로프에서 대지진의 방아쇠가 될 수 있는 슬로 슬립(Slow Slip) 현상이 확인됐다.
도쿄대와 해상보안청 연구팀이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의 진원이 될 것으로 상정되고 있는 해역 15개 지점을 측량선과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관측한 2006∼2018년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9∼2018년 사이 7개 지점에서 5∼8㎝의 슬로 슬립이 확인됐다.
슬로 슬립은 지각 경계면에서 한쪽 판이 다른 쪽 판 아래로 천천히 미끄러져 들어가는 지각변동을 의미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주범도 슬로 슬립 현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당시 태평양의 북미판과 태평양판의 경계부에서 슬로 슬립으로 단층이 30∼50m 움직여 규모 9.0의 지진과 초대형 지진해일(쓰나미)을 일으킨 것으로 분석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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