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대전시·중구, 지역화폐 놓고 ‘정면 충돌’

입력 : 2025-06-11 06:00:00 수정 : 2025-06-11 01:42:39

인쇄 메일 url 공유 - +

區, 지역사랑상품권 ‘중구통’ 발행
이장우 시장, 부자 혜택 변질 지적
“재정 부담 가중… 추진 난항 우려”
김제선 구청장 “인천 지원과 대조”
지역정가 “2026년 지선 앞두고 신경전”

대전 중구의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두고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제선 중구청장이 정면 충돌했다. 지역화폐 사업을 바라보는 극명한 시각 차이가 행정운영으로 번지면서 대전시와 중구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 중구는 10일 2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 ‘중구통(通)’을 발행했다. 운영비 15억원은 전액 구비이다. 중구통은 월 구매 한도 30만원이며, 후(後)지급(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6월 한 달간은 출시를 기념해 10 캐시백을, 이후엔 7를 돌려준다. 가맹점은 중구에 있는 연 매출 30억원 이하 점포로 지난달 28일 기준 6622개 점포가 신청을 마쳤다. 연령 제한은 없으며 중구민과 대전시민뿐 아니라 전 국민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다. 다만 사용은 중구 내 가맹점에서만 할 수 있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소상공인 매출 안정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구통을 발행한다”며 “지역 내 자금의 순환과 소상공인 매출 안정화를 위한 핵심 정책”이라고 밝혔다.

대전에선 대전시 지역화폐인 대전사랑카드(옛 온통대전)가 있으나 지난해 10월부터 캐시백 지급이 중단되면서 이용률은 급락하고 있다. 대전 자치구에서 발행한 지역화폐는 2019년 7월 대덕구에서 대전 최초로 지역화폐인 대덕이로움을 발행했으나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이 바뀌면서 3년 만에 폐지됐다. 중구통은 대전 유일의 자치구 지역화폐이다.

이장우 시장과 김 구청장 간 마찰은 중구통 발행 일주일 전인 지난 2일 이 시장이 확대간부회의에서 지역화폐 사업을 비판하면서다. 이 시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문인환 중구 부구청장의 중구통 운영 계획 설명에 지역화폐의 부작용 등을 부각시키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시장은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가 중복돼 시민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고 캐시백 혜택이 소상공인과 서민에 돌아가는 게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더 가져가는 구조적 부작용이 크다”며 “재정 상황이 여의찮은 중구가 관련 예산이 확대되면 감당할 수 있냐”고 따져물었다.

이 시장은 민선 8기 들어 지역화폐 사업을 대표적 ‘포퓰리즘’ 사업으로 정의하고 발행규모와 캐시백을 줄여왔다. 이용률이 떨어지면서 2023년 말엔 지원받은 국비 83억원 중 60억원을 반납하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즉각 반박했다. 김 구청장은 “이 시장은 지역화폐를 복지정책으로 바라보는데 지역화폐 정책의 본령은 지역경제정책”이라며 “고소득자들이 지역에서 소비하지 않는 게 문제로 지역 소비 촉진과 역외 소비 방지가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시장이 지역화폐에 대한 편협한 시각으로 주는 국비마저 받아먹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며 “같은 정당인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의 경우 올해 지역화폐 예산 1054억원을 전액 시비로 편성했다. 한 수 배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정가에선 내년 지방선거가 이번 갈등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내년 대전시장 선거에서 이 시장과 김 구청장이 맞붙을 수 있다는 경우의 수가 지역화폐 사업을 매개로 한 신경전으로 드러난 것 아니겠느냐”며 “앞으로 시와 중구의 마찰은 계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완벽한 미모'
  • 있지 유나 '완벽한 미모'
  • 박주현 '깜찍한 손하트'
  • 있지 예지 '매력적인 미소'
  • 예쁜하트와 미소, 박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