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연예인이 벼슬?”…공항 아수라장 만드는 ‘과잉 경호’ 언제까지 [미드나잇 이슈]

관련이슈 미드나잇 이슈 , 이슈팀

입력 : 2025-06-10 22:00:00 수정 : 2025-06-11 07:01:14

인쇄 메일 url 공유 - +

경호원이 팔꿈치로 ‘퍽’…또 공항 경호 논란
해외, 사설경호원 권한↓·프라이빗 경로 활용
“경찰 지도감독 기능 강화·표준약관 만들어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의 경호원이 공항에서 시민을 밀치고 위협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퍼지면서 연예인 ‘과잉 경호’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경호업체에 대한 경찰의 지도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인파 관리에서 엔터테인먼트사의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의 경호원이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의 셔틀트레인에서 시민을 밀치고 위협하는 장면. SNS 캡처

 

10일 엑스(X·구 트위터)와 유튜브 등에는 ‘하츠투하츠 경호원의 과잉 경호 논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8일 촬영된 이 영상에는 걸그룹 하츠투하츠가 중국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의 셔틀트레인을 이용하던 중 한 여성이 멤버를 밀치며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하츠투하츠 측 경호원이 해당 여성의 목을 팔로 강하게 밀치고, 팔꿈치로 여성의 얼굴을 가격하거나 헤드록을 걸며 “뭐하는 거야, 왜 멤버를 치느냐”고 소리쳤다. 이 여성은 “나도 가야 된다. (비행기) 티켓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경호원은 “왜 멤버를 치고 가느냐”며 거듭 따져 물었다.

 

영상이 퍼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폭력적이다”, “연예인이 벼슬이냐”, “엄연히 폭행 아닌가”라며 경호원의 대응이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사생팬이다”, “어느 정도의 대응은 필요했다”, “경호원은 자신의 직무를 수행한 것뿐”이라는 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해당 걸그룹은 지난 3월에도 공항에서 혼잡을 유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하츠투하츠가 일본 출국을 위해 김포국제공항을 방문했을 당시 팬들과 경호 인력이 얽혀 공항 내부가 아수라장이 됐고, 일반 탑승객들의 통행이 어려워지면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의 경호원이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의 셔틀트레인에서 시민을 밀치고 위협하는 영상. SNS 캡처

 

연예인이 공항을 찾을 때마다 반복되는 과잉 경호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7월 배우 변우석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출국하는 과정에서 경호업체 직원들이 공항 출입 게이트를 통제하고 일반 승객에게 손전등을 비추거나 항공권과 여권을 임의로 검사한 행위로 빈축을 샀다. 공항 측은 해당 경호업체를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관련 진정 건이 접수된 바 있다.

 

공공장소에서 사설 경호원이 일반인을 물리적으로 제지하거나 질서 유지를 명목으로 행동을 제한하는 행위는 폭행죄나 체포·감금죄, 강제추행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 사설 경호원은 ‘경비업법’상 신변 보호 업무만 수행할 수 있는 민간인 신분으로, 경찰과 달리 공권력이나 강제력이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주요 공항들은 연예인 출국 시 사설 경호원의 권한을 최소화한다. 대신 프라이빗 출입 경로 등을 활용해 팬과 미디어 접촉을 줄이며 질서 유지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2024년 7월12일 배우 변우석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홍콩으로 출국하는 과정에서 경호업체 직원들이 공항 출입 게이트를 통제하고 일반 승객들에게 손전등을 비추는 모습. SNS 캡처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과 영국 히스로 공항은 연예인을 위해 일반 터미널과 분리된 프라이빗 터미널을 운영하며 VIP 전용 수속 라인과 별도 검색대를 두고 있다. 민간 경호팀은 공항 보안요원과 협업해 팬 통제나 촬영 방지를 지원하는 보조 역할만 수행한다.

 

프랑스 샤를드골공항도 별도 출입구와 검색대, 패스트트랙을 마련하거나 공항 경찰과 보안요원이 협업해 팬 접근을 통제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일본 하네다공항 역시 VIP 전용 보안 검색대와 출입대를 설치해 공항 내 혼잡을 막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공항도 해외 사례처럼 전용 프라이빗 게이트나 유료 패스트트랙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소대섭 한국항공보안학회장은 통화에서 “해외처럼 유료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면 이용 수요도 많을 것”이라며 “이용료를 공항공사 수익으로 가져가지 말고, 공항 소음 피해 지역이나 취약계층 지원 등 공익에 활용하면 공항 혼잡도 줄이고 사회 환원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모습. 뉴시스

 

무엇보다 인파 관리에서 엔터테인먼트사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 연예인 측과 경호업체 간 계약 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표준 약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울러 대부분의 경호업체가 경찰 인가를 받은 업체인 만큼, 경찰청의 지도감독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소 회장은 “경찰이 주도해 표준화된 경호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비업법 개정을 통해 경호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경우 업체에 페널티를 매기거나 영업 정지 등의 제재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있지 유나 '완벽한 미모'
  • 있지 유나 '완벽한 미모'
  • 있지 예지 '매력적인 미소'
  • 예쁜하트와 미소, 박규영
  • 조유리, '사랑스러운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