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연출·극본 등 주요부문 휩쓸어
美 진출 1년 안돼 흥행·작품성 인정
박천휴 작가 “나의 꿈보다 훨씬 큰 일”
李대통령 “K문화 특별한 순간 맞아”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작품상·연출상·남우주연상·극본상·음악(작사, 작곡)상·무대디자인상을 받으며 6관왕에 올랐다.
우리 뮤지컬이 미국의 연극·뮤지컬 분야 최고 권위 토니상의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한 것은 최초다.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차트 1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이은 쾌거다. 활발하게 해외 진출에 나선 K뮤지컬 위상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2016년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된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의 외로움을 보듬기 위해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올리버’와 ‘클레어’의 감정적 교감을 섬세하게 그린다. 국내에서 재공연을 거듭한 끝에 2024년 11월 브로드웨이 진출에 성공했고, 미국 현지에서도 대중성과 예술성 모두를 인정받으며 공연예술 최고봉을 점령했다.
현지 언론은 “인간적인 울림이 가득한 작품으로, 토니 어워즈에서 진정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퇴역한 두 로봇 간의 로맨스를 통해 인간의 감정, 시간의 흐름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다룬다”고 극찬했다.
작곡가 윌 애런슨과 함께 토니상 극본상과 작사·작곡상을 받은 박천휴 작가는 “내가 꿈꿔왔던 것보다 훨씬 큰일이다. 브로드웨이 커뮤니티가 우리를 받아들여 준 것에 정말 감사하다”며 “(‘어쩌면 해피엔딩’에) 한국의 인디팝과 미국 재즈, 현대 클래식 음악, 전통적인 브로드웨이를 융합하려고 노력했다. 모든 감성이 어우러진 ‘멜팅포트’(용광로)와도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국내 초연 뮤지컬과 한국 국적자(박천휴)의 토니상 수상은 처음이다.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뉴욕 현지에서 제작한 ‘위대한 개츠비’에서 린다 조가 의상디자인상을, 뮤지컬 ‘아웃사이더스’의 김하나(미국명 하나 수연 김)씨가 조명상을 지난해 받은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우리나라 문화예술계가 또 한 번의 특별한 순간을 맞이했다”며 수상 축하 메시지를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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