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에 건설사들 대기 물량 투하
청약 경쟁률 누적치 서울 60대 1·지방 7대 1
서울·수도권에 ‘쏠림’… 지방은 ‘한파’ 쌩쌩
악성 미분양 2만6000가구…지방 83% 몰려
“지방 부동산 수요 진작 위한 정책 시급”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등으로 분양시장에 새 공급 물량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지역별 청약 양극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똘똘한 한 채’ 선호 지속과 지방 악성 미분양 물량 적체가 해소되지 않는 한 서울과 지방 간 청약 흥행 격차는 당분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주택건설업계는 지방 부동산 시장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한 새 정부의 정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분양 예정물량은 전국 약 2만6000가구 수준이다. 부동산R114는 2만6005가구(임대 포함)를, 직방은 2만6407가구(30세대 미만 및 임대 아파트단지 제외)를 예측치로 내놓았다.
부동산R114 조사 기준으로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은 올해 들어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져 온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공급 시기를 저울질해 오던 건설사들이 차츰 대기 물량들을 시장에 선보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전반적인 청약 성적도 개선되는 분위기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4.8대 1로, 4월 평균(4대 1) 대비 3배 이상 높아졌다. 다만 청약 성적 개선 흐름은 수도권 단지 위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직방 관계자는 “수도권 주요 단지들이 두 자릿수 이상의 청약률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고 짚었다.
실제 부동산R114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 청약 경쟁률 누적치(1·2순위 평균)를 분석한 결과, 서울은 60.62대 1, 수도권은 10.08대 1 수준이다. 반면 지방은 7.01대 1에 머무르며 서울과 서울 외 지역의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갈렸다. 전국 경쟁률은 8.39대 1로 집계됐다.

시계열을 넓혀봐도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청약시장 성적 양극화 흐름은 뚜렷하게 확인된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국 분양단지(308개) 중 수도권 1·2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71.4대 1인 반면, 지방은 7.0대 1에 그쳤다.
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경쟁률이 지방의 10배 이상이라는 수치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서울권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방 리스크가 커질 때일수록 서울 분양은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와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적체 등의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 만큼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청약시장 성적표 격차는 앞으로도 좁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지난 4월 말 기준 2만6422가구로, 이 중 82.9%(2만1897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실수요자가 청약통장을 적극적으로 꺼내는 치열한 청약 결과가 나오려면 지방 일대의 경우 지역 미분양 주택 해소가 선결 과제”라며 “월간 기준 최대 물량이 예고된 6월에도 상대적으로 미분양 수준이 적은 수도권 위주로 청약 결과가 준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원주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은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주택정책’에서 “서울·수도권과 지방·지역 간 양극화 확대는 ‘초양극화’로 불릴 만큼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미분양 매입 시 양도세 한시적 면제 등 세제 지원 확대와 아파트 매입임대등록 재시행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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