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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내버스 전면 파업 재돌입… 출근길 시민들 “지각할라” 발동동

입력 : 2025-06-09 19:42:51 수정 : 2025-06-09 19: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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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절반 이상 동참… 46개노선 감차
현충일 연휴 준법투쟁 전환 불구
노사 합의점 못 찾고 파업 재개
승객들 “30분 기다려 겨우 타” 분통

市, 지하철 증편 등 대책 안간힘
“언제까지 이렇게” 시민불편 가중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9일 시내버스 파업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40분 일찍 집에서 나왔다. 이씨가 도착한 광주 남구 진월동 한 버스정류장에는 미처 버스를 타지 못한 20여명이 초조하게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라면 10분 정도 기다리면 버스를 탔는데….” 이씨는 이날 30분을 기다려 겨우 만원 버스를 탔다. 시내버스 도착을 알리는 정류장의 전광판에는 대부분 버스의 대기 시간이 20분 이상 남았다.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이날 파업을 재개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광주지역버스 노조는 이날 오전 첫 차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파업에 동참한 시내버스 운전사는 조합원 1400여명으로 전체 운전사 2400여명의 절반이 넘었다. 절반 이상 운전사가 파업에 동참하면서 102개 노선 가운데 46개 노선이 감차되고 5개 노선은 운행되지 않았다. 이날 운행한 시내버스는 883대로 평소 1000대보다 110여대가 적었다.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9일 광주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줄 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달 5일 전면파업에 나선 노조는 현충일 연휴 동안 준법투쟁으로 전환했다가 이날 다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준법투쟁 기간에 사측과 광주시를 향해 제시안에 대한 답을 요구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파업을 재개했다. 또 전날부터 광주시청 앞에서 24시간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월급 8.2% 인상과 61세에서 65세까지로 정년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제시안에 대해 뜻을 굽히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광주시는 비노조원 운전기사 등을 투입해 운행률 80대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하철을 12회 증편 운행하고 출퇴근 시간 택시를 집중적으로 배차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 같은 광주시의 대책에도 시민들의 출퇴근 불편은 크게 줄이지 못했다.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던 최모(45)씨는 “월요일이라 회의가 있는데, 또 늦으면 안 된다”며 택시를 잡아탔다.

겨우 버스를 탄 시민들은 시내버스 감차로 만원 버스에 시달려야 했다. 박모(53)씨는 “평소 같으면 3번에 나눠 탈 승객들이 한꺼번에 타면서 시내버스 안에서는 발을 옮기지 못할 정도로 붐볐다”며 “이렇게 계속 시내버스를 타고 어떻게 출퇴근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걱정했다.

일부 정류장에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운행 지연 안내문조차 부착돼 있지 않아 파업 소식을 뒤늦게 안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김모(59)씨는 “버스가 오지 않아 주변 사람한테 물어서 파업소식을 알게 됐다”며 “시내버스가 많이 다니지 않는 곳에 살아 걸어갈 길이 막막하다”고 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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