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방세동은 심장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의 일종이다. 이는 뇌기능 장애인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심부전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방치되기 쉽다는 점이다.
이에 연세의대가 피검사 하나로 심방세동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정보영·김대훈·박한진 교수(심장내과), 의생명과학부 양필성 조교 연구팀은 혈액 속 단백질 정보를 기반으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약 6만3000명의 영국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대상으로 혈액 속 단백질과 심방세동 발생 여부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심방세동 발생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단백질 후보군을 식별했다. 이후 미국의 ARIC 코호트 연구자들과 협력해 식별한 단백질 후보군이 동일하게 잘 작동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프로테오믹스 모델의 단백질 정보를 이용했을 때 기존 임상예측모델보다 뛰어난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해당 단백질 정보는 심방세동이 실제 발생할 때까지의 시간을 예측하기도 했는데 연구팀은 이를 단순 위험예측을 넘어 질병 진행 경과를 추정할 수 있는 기능으로도 평가했다.
또 일부 단백질은 심방세동뿐만 아니라 뇌졸중, 심부전 등 동반 질환의 발생과도 연관돼 심혈관계 질환 전반에 걸친 새로운 바이오마커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였다.
정보영 교수는 “혈액 단백질 분석으로 심방세동 위험을 예측함으로써 향후 예방 중심의 심혈관 진료 패러다임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박한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수의 유럽 및 아시아 인구집단을 기반으로 진행된 대규모 혈액 내 단백질 분석으로, 다양한 인종과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예측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써큘레이션(Circulation, IF 35.5)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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