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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북핵 등 공통의 이해관계 많아 …정상회담 통해 관계개선 의지 전해야” [심층기획-‘외교정책 방향’ 美·中·日 전문가 제언]

입력 : 2025-06-08 19:05:58 수정 : 2025-06-09 0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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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야 다다시 전 도쿄대 대학원 교수

“과거 대일 강경 발언 경계심 남아
수교 60주년 맞아 새 비전 모색을”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복잡하게 얽힌 국제관계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초강대국 미국,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실리를 추구하는 관계설정을 고민해야 한다. 과거를 직시하며 미래를 구상해야 하는 일본과의 외교는 이번에도 변함이 없다. 이런 과제를 다루는 데 가져야 할 태도와 방향, 구체적인 정책 등은 무엇인지 각국 전문가들에게 들었다.

“한국과 일본은 고도화한 북한 핵 위협과 미·중 갈등 대처, 미국과의 안보 협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빨리 만나고 자주 소통해야 한다.”

 

기미야 다다시(65·木宮正史·사진) 전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지난 4일 전화통화에서 현재의 국제 환경에서는 한·일관계 강화가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핵 위협 대응 과정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미·중이 구조적 대립 관계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일·한(한·일)은 안보 가치관을 공유하는 미국과의 관계를 주축으로 하면서도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도 잘 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입장”이라며 “양국은 또 각자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미야 전 교수는 이 대통령이 “한·일 협력관계를 지속하는 것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한 점 등에 비춰 과거사 문제 등 양국 간 갈등 요소를 잘 관리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대통령이 외신(영국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일본의 군사력 증강은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일본 군사력이 한국을 겨냥한다고 보는 게 아니라 양국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개념으로 인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이 세계 10위 경제대국, 5위 군사대국이라는 자신감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을 공약한 것을 두고는 “선거운동 중에 그다지 강조되지 않았다”면서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담은 1995년 무라야마 담화 등 양국 간에 쌓아온 성과를 재확인하는 선에서 한국 새 정부가 일본과 접점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본 내에는 아직 이 대통령의 과거 대일 강경 발언 등으로 인한 경계심이 남아 있다며 “이시바 총리와 조속히 만나 ‘한·일관계를 잘 풀어나가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두 정상 간 첫 대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도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서방 국가들의 안보공동체인 나토 정상회의에 불참한다면 “한국 외교의 연속성·일관성을 뒤흔들 것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미야 전 교수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엇박자를 낸 데는 소통 부재에서 온 불신 탓이 컸다”며 한·일 정상 간 허심탄회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이후 변화한 동북아 전략환경을 반영해 한·일 협력의 새 비전을 담은 ‘수교 60주년 공동선언’이 그 과정에서 나올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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