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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계엄과 탄핵의 강 건너는 것, 국힘 환골탈태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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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08 22:51:35 수정 : 2025-06-09 00: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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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어제 5대 당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의 상처, 정권재창출 실패의 과정 속에서 깊은 좌절과 당내 갈등 상황에 빠져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선출된 당대표 체제로 치르는 것 자체가 보수 재건과 지방선거 승리를 향한 당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지도체제를 놓고 새 비대위 구성과 전당대회 개최로 당내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전당대회 개최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당내 탄핵 찬성 세력과 반대 세력 간 갈등 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그러고는 “12·3 불법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당내 인사들은 엄중하게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5월 초 김문수 대선후보 강제 교체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6·3 대선 후보 등록 직전, 경선을 통해 선출한 김문수 후보를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로 교체하려다 전 당원 투표에서 제동이 걸린 과정은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였다. 당은 사분오열했고, 퇴행적 정당 민주주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를 발휘하기는커녕 기존 지지층마저 등 돌리게 만들었다. 조기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승리로 이어진 것은 당연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응당 시시비비를 가려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어제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금의 ‘참칭 보수 정당’은 고쳐 쓸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하고, 사익만 추구하는 레밍(들쥐) 집단”이라며 “사이비 보수 정당을 청산하고, 국익을 우선하는 새로운 세력이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논평했다. 대선 패배를 계기로 보수 진영의 전면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이런 비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면 국힘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비상계엄으로 온 국민이 고통을 겪고, 국가 대외신인도는 나락으로 추락했다. 그런데도 그동안 국힘 지도부는 윤석열정부의 과오를 진솔하게 반성하는 데 미적대왔다. 윤 전 대통령 그림자를 걷어내지 않고는 바닥에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김 위원장의 약속이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으려면 자성과 환골탈태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국힘이 진짜로 바뀌는지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본다는 사실을 잊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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