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최근 제기되는 이란 핵시설 선제 공격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나섰다. 한창 핵 협상을 진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5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백악관에 “이란과의 핵협상이 실패하지 않는 한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1기 행정부 시절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에서 이란과 새로운 합의를 위해 지난 4월부터 5차례에 걸쳐 핵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 결과가 도출되기 전 성급한 이란 핵시설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는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에 반발해 타결 전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미국 승인 없이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며 이란과의 핵협상을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스라엘이 미국의 의중에 보조를 맞추며 동시에 전 세계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눈길까지 불식시키려 나선 모양새다. 악시오스는 한 고위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언제든 이란을 공습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다면서도 그간 예멘 후티 반군 공격 준비가 이란 공격 준비로 오해받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궁극적으로 타결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 합의 가능성에 회의적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핵협상 타결이 실패할 경우 이스라엘이 이란 타격에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공격이 빠른 시일에 이루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제시한 60일의 협상 시한이 다음주 끝나지만 미국이 협상 실패를 선언하고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들이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패했다고 판단하기까지 협상에 몇 달이 소요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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