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동남아 공략 BYD 43% 증가…1위
2위 지리그룹 61만대 판매 전년비 79%↑
中, 세제 혜택·인프라 확대… 쏠림현상 심화
신모델 지연 등 테슬라 유일하게 역주행
현대차, 11% 증가 7위… 안정적 성장세
전기차 수요 정체 속에서도 올해 전 세계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대비 3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전기차 제조사 중 미국의 테슬라가 유일하게 역성장한 반면 중국 기업들은 두세 자릿수의 성장률을 나타내며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5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올해 1~4월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포함한 전기차 인도량은 약 580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4% 성장했다.

그룹별 전기차 판매 순위를 보면 중국 회사들의 약진이 한층 뚜렷해졌다.
중국 BYD(비야디)는 전년 동기 대비 43.2% 증가한 약 124만2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BYD는 관세와 보조금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과 동남아 지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거나 확대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2년 유럽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지 불과 3년여 만인 지난달 유럽에서 처음으로 테슬라를 앞지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 판매량은 7165대로 전년 동월 대비 49% 감소한 반면 BYD는 7231대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위 지리그룹은 61만6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79.4%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은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 판매 감소로 전년 대비 13.4% 줄어든 42만2000대 판매량을 나타냈다.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은 각각 34.6%, 9.1% 감소했다. 보급형 신모델 생산이 지연된 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발언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유럽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7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은 전년 대비 11.0% 증가한 약 19만대를 판매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부분변경을 앞두고 있고, 기아 EV3와 EV9 등이 글로벌 판매를 이끌고 있다.
이밖에 5위 상하이자동차(15.7% 증가), 6위 창안자동차(38.2% 증가), 9위 체리자동차(130.3% 증가) 등 10위권에 오른 중국 기업들의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시장은 전년 대비 43.9% 성장한 361만5000대가 판매돼 전기차 핵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시장에서 중국 시장의 점유율은 지난해 58.1%에서 올해 62.2%로 확대됐다. 정부의 세제 혜택 지속과 충전 인프라 확충, BYD 등 현지 브랜드 생산 확대가 주요 성장 요인이다.
유럽 시장은 전년 대비 26.2% 성장하며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북미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 정책 불확실성 영향으로 4.0% 성장에 그쳤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정책, 공급망, 브랜드 전략에 따라 지역별로 상이한 전환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제조사들은 지역별 정책 변화 대응, 브랜드 다변화, 현지 기반 시설 확보, 에너지·소프트웨어 등 수직 통합 전략까지 병행하며 전기차 패권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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