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의 전쟁/ 디네시 J. 와디웰/ 조꽃씨 옮김/ 두번째테제/ 3만원
호주의 동물 권리 운동가인 저자는 자동화 도살 공정의 민낯을 통해 동물에 대한 인간의 폭력적·파괴적 욕구를 파헤친다. 저자는 한 해에 약 550억마리의 닭을 가공하는 자동화 도살 공정을 두고 ‘종국적 절멸에 맞서 저항하는 동물을 고문으로 진압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생물의 한 종에 불과한 인간이 다른 한 종의 생물을 단지 식량에 쓴다며 멸종에 가까운 살육을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저자는 인간과 동물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선언한다.
책에 따르면, 인간이 동물을 다뤄 온 방식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대규모 공장식 축산에 의해 생산된 엄청난 양의 고기를 소비하고 어류를 포획·섭취하면서, 이제는 우리가 먹는 비인간 존재들을 비롯해 나머지 종들의 절멸까지도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다.

저자는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믿어온 수천년의 지적 전통과 인간이 지구상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인간 주권’ 논리가 동물에 대한 착취와 살육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간이 생태계에서 우월적인 지위를 갖게 된 것은 동물을 지배할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우발적인 역사적·생물학적 조건 덕분이라고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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