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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숙’ 마크롱·멜로니, 모처럼 만나 화기애애 분위기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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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04 09:12:42 수정 : 2025-06-04 09: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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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이탈리아, 올해 들어 극심한 외교 마찰
독일 중재로 정상회담… “관계 회복 계기 됐다”

최근 극심한 갈등을 겪어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모처럼 만나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로마에서 약 3시간 동안 열린 두 정상의 회담이 끝난 뒤 외신들은 “그동안 고조된 양국 간의 적대감이 완화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양쪽 뺨에 키스하는 프랑스식 인사 ‘비주’(Bisou)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마크롱은 이탈리아를 방문해 멜로니와 정상회담을 했다. 두 사람은 총리 관저인 치기궁(宮) 앞에서 만나 양쪽 뺨에 키스하는 프랑스식 인사 ‘비주’(Bisou)로 친근감을 표시했다. 회담이 끝난 뒤에는 만찬도 함께했다.

 

올해 들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관계는 극도로 험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프랑스는 영국과 더불어 휴전 성사 이후 그 이행 조건 준수를 감독할 국제 평화유지군을 편성해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우리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평화유지군 창설에 비협조적인 입장이다.

 

양국은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 새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놓고서도 견해 차이가 크다. 프랑스는 관세 부과 등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에 맞서 유럽연합(EU)의 일치단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경제는 물론 안보 분야에서도 유럽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 정책을 펴야 한다는 의견이 확고하다. 반면 이탈리아는 미국과의 친선 도모를 최우선시하고 있다. EU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멜로니가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만나 관세 문제 등을 놓고 대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안내로 이탈리아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마크롱은 이탈리아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으로 보복을 가했다. 지난 5월10일 마크롱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와 나란히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했다. 이들 4명의 정상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의를 갖고 러시아 측에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했다. 불응하는 경우 고강도 경제 제재를 부과하겠다는 위협까지 가하며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부각했다. EU 역내에서 독일, 프랑스 다음으로 경제 규모가 큰 이탈리아가 빠지고 대신 폴란드가 들어간 점을 두고서 로마에선 ‘굴욕적’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이는 프랑스가 의도적으로 이탈리아를 배제한 결과라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프랑스·영국·독일·폴란드 4개국 정상은 5월16일 알바니아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난 자리에서도 젤렌스키와 함께하며 굳건한 연대를 과시했다. 반면 멜로니는 이번에도 회동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탈리아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독일이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5월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로마를 찾은 메르츠는 “EU에서 이탈리아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엔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말로 이탈리아의 체면을 세워줬다. 이어 프랑스 등 EU의 다른 회원국들에게 이탈리아와의 관계 개선을 설득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금번 프랑스·이탈리아 정상회담은 그로부터 꼭 17일 만에 성사된 것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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