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서는 서울·수도권과 지방 간 부동산 시장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이 시급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대선 기간 부각되진 않았지만 시장의 관심이 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임대차 2법’ 등의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 필요성도 거론된다.
3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말 대비 1.83% 오른 반면 지방 지수는 같은 기간 0.92% 하락했다. 아파트 가격 양극화 수준을 보여주는 ‘5분위 배율’도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아파트 가격 격차는 나날이 커지는 추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며 “편차를 줄이려는 노력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하고 지방은 침체를 이어가는 상황인 만큼 지역별 맞춤형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게 윤 랩장의 진단이다. 그는 “각각 처한 환경이 달라서 지역 시장과 서울을 동일한 잣대로 볼 수 없다”며 “지역 맞춤형 세제, 지역 맞춤형 대출 및 금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대선 과정에서 공급 확대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부동산법무학)는 “장기적인 공급 로드맵 제시가 필요하다”며 “수도권 도심 공급은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공급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재초환이나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임대차 2법 개편 논의 등 대선 기간 전면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오랜 기간 시장에서 이슈로 다뤄온 사안들에 대한 방향 제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보다는 대외 이슈 및 국가 경제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대선 기간) 부동산을 최대 핵심 이슈로 다루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주택자 규제 완화·재초환·임대차 2법 등 우리에게 익숙하거나 논란이 있던 정책들은 결국 다뤄야만 하는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방안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향후 건설·부동산 관련 공약과 정책들은 국익에 필요하다면 어떤 것이든 편견 없이 활용됐으면 한다”고도 했다.
서 교수는 “우리나라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의 부실화를 방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PF 시장이 죽으면 건설업계가 고사하게 되고, 그러면 국가 경제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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