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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한 사람만 있었다면 살릴 수 있었는데... 김용균이 또 죽었다

입력 : 2025-06-03 09:38:43 수정 : 2025-06-03 09:3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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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 김용균 하청노동자 김용균씨가 끼임 사고로 숨졌던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전설비 정비업무를 담당하는 재하청노동자가 작업중 숨졌다.

 

김용균 노동자 사고 직후인 2018년 12월 비정규직 100인 기자회견 모. 김용균 재단.

3일 경찰과 고용노동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40분쯤 충남 태안군 원북면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김모(50)씨가 기계에 끼어 숨졌다. 숨진 김씨는 한전케이피에스(KPS) 하청업체인 한국파워오앤엠 소속 근로자다. 김씨는 이날 발전소내 한전 KPS기계공작실 내 공업용 선반기계 근처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는 2018년 발전하청노동자 김용균씨가 숨져, 간접고용을 통한 ‘위험의 외주화’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문제의 현장이다.

 

김씨의 사망에 발전비정규직연대·한전KPS비정규직지회 등은 ‘태안화력 비정규직 사망사고 대책위’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서부발전에서 김용균이 또 죽었다”며 책임자처벌과 진상규명, 외주화 중단,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김용균 죽음 이후에도 지켜지지 않은 약속, 지속된 위험의 외주화와 정비인력 축소가 또다른 죽음을 불러왔다”며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곁에 있었다면, 비상정지 버튼 하나로 살릴 수 있었다”고 규탄했다. 대책위는 “고 김용균 노동자가 떠난 지 6년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고 또다시 노동자가 홀로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며 “이번에 숨진 김씨는 서부발전의 2차 하청에 소속돼 있었고 최근 발전소 폐쇄 등의 이유로 인력이 축소돼 심각한 인력부족 현장에서 일해왔다”고 설명했다.

 

서부발전은 발전 설비에 대한 경상정비를 한전케이피에스에 하청을 주고, 한전케이피에스는  ‘경상정비 보조’ 업무를 한국파워오앤엠에 맡겨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 서부발전의 재하청 노동자인 김씨는 발전설비의 부품을 선반을 통해 가공하는 업무를 맡아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태안경찰서는 선반이 작동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방재센터가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변을 당한 것을 발견하고 신고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김씨가 선반을 작동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40㎝ 남짓의 휘어있는 금속봉을 절삭하는 과정에서 옷이 회전축에 감겨들어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과 노동부는 회사의 작업일지와 작업현장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 등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당 기계에는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전원을 강제로 차단하는 비상스위치도 달려있지만, 사고를 당한 김씨를 위해 스위치를 눌러줄 사람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에는 현장소장이 기계 옆에서 작업하는 것을 지켜본다고 하는데, 혼자 작업하게 된 경위에 대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서부발전이 태안화력발전소에는 2018년 12월 서부발전의 하청업체 노동자인 김용균씨가 석탄을 운송하는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태안=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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