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가계대출..5월 6조원↑, 7개월만에 최대폭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6조원 넘게 늘어나면서 7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1일 금융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시중 5대 은행과 제2금융권 등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약 6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4조2000억원), 3월(4000억원), 4월(5조3000억원)에 이어 넉 달째 증가세다. 월간 증가폭으로는 지난해 10월(6조5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다.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2956억원으로, 전월(743조848억원) 대비 4조2108억원 증가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이 592조5827억원으로 4월(589조4300억원)보다 3조1527억원 증가했다. 지난 2∼3월 서울 강남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영향과 7월 도입되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주택 구매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3월 3527억원 감소했던 신용대출 증가폭도 4월 8868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 1조815억원 증가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후 3년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기업 대출도 총 838조2813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23억원 증가했다. 이 중 대기업 대출이 166조3443억원에서 171조8435억원으로 5조4992억원 증가했는데,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17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험사 건전성 빨간불...롯데·동양·푸본 등 150% 미달
시장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산정 기준 강화로 1분기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줄줄이 악화됐다.
1일 주요 보험사들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MG손보와 롯데손보, 푸본현대생명, 동양생명 등의 1분기 지급여력(킥스·K-ICS) 비율이 당국 권고치인 150%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 154.59%에서 119.93%로 34.66%포인트, 동양생명은 같은 기간 155.5%에서 127.2%로 28.3%포인트 하락했다. 푸본현대생명도 이 기간 157%에서 146%로 11%포인트 낮아졌다. 지난달 일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MG손보의 1분기 킥스 비율은 -18.22%를 기록했다.
대형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도 악화됐다. 생보업계 2위 한화생명은 163.7%에서 154.1%로, 생보업계 3위 교보생명은 220.76%에서 186.82%로 하락했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근거다.
금융당국은 2023년 신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높아진 보험업계의 자본 부담을 덜기 위해 올해 킥스 감독 기준을 현행 150%에서 130%로 인하하기로 했는데, 롯데손보와 동양생명의 경우 인하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 하락은 1분기 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 등으로 보험부채가 늘고 순자산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할인율 현실화 등 제도 강화의 영향으로 업계 전반의 자본 관리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킥스 비율의 금리 민감도가 높은 회사들은 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이 가세하며 큰 폭의 킥스 비율 하락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나 트래블로그, 외화계좌 연결해 독주 굳힌다
해외여행 특화 카드(트래블카드)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선두업체인 하나카드 ‘트래블로그’가 전용 외화계좌를 출시한다.
1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3분기 내에 하나은행에서 트래블로그 전용 외화계좌를 출시, 트래블로그에서 외화를 곧바로 충전 및 환급할 수 있게 된다.

트래블로그는 하나금융그룹 통합 모바일 플랫폼 ‘하나머니’앱 기반의 해외여행 특화 금융서비스로, 미국 달러·유로·엔화 등 총 58종 통화를 전 세계 어디서나 24시간 환전할 수 있다. 특히 △무료 환전(환율우대 100%) △해외결제 수수료 무료 △해외ATM인출 수수료 무료를 트래블카드 시장의 표준으로 정착시켜 해외 여행객들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에는 하나머니 앱에 연결돼 있는 원화 계좌에서 외화로 환전한 뒤 충전한 돈을 해외에서 체크카드 방식으로 결제 및 출금했다. 여행이 끝난 후 남은 외화를 원화로 다시 바꾸려면 1%의 수수료가 붙고, 환전하지 않고 남겨둬도 별도의 이자가 붙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은행에서 출시하는 트래블로그 전용 외화계좌를 연결하면 여행 후 남은 돈이나 환율이 좋을 때 미리 환전해 둔 돈을 별도 수수료 없이 외화계좌에 남겨두고 이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기존에는 58종 외화별로 최대 300만원까지만 보유할 수 있었으나, 전용 외화계좌를 개설하면 미 달러 기준 1회 1000달러, 1일 5000달러, 연간 1만달러까지 가능하다.
하나금융은 트래블로그 성공을 이끈 이호성 전 하나카드 사장이 올해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트래블로그를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고 독주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하나손해보험의 해외여행자보험의 경우 2023년 11월 트래블로그 채널 판매 후 1년 만인 지난해 계약 건수가 전년 대비 56.5%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전용 외화계좌 도입을 통해 하나은행의 외화계좌 고객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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