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도 협약 맺고 조합원 부담 완화
정비사업 ‘대어’로 꼽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를 놓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나란히 조합원 금융 부담 완화를 내걸며 수주전에 불을 지피고 있다. 양사 모두 수주 의지를 다지고 있어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업계 1, 2위의 자존심 대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압구정2구역의 안정적인 사업비 조달과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국내 5대 시중은행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5대 은행은 재건축사업 추진에 필수적인 사업비·이주비·중도금 대출을 포함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컨설팅, 금융 주선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통상 재건축사업 시행 전 은행권과 맺는 업무협약은 1개 기관을 택하지만 압구정2구역은 현재까지 일정이 확정된 도시정비사업을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례적으로 다수 은행과 협약을 체결했다고 삼성물산은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의 혁신적 대안설계를 마련하기 위해 영국의 글로벌 유명 건축설계사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와 협업에 나선다고도 밝혔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9일 하나은행과 압구정2구역 재건축 정비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사업비, 이주비, 중도금, 조합원 분담금, 입주 잔금 등 재건축에 필요한 금융 제안을 은행에 요청하고, 은행의 금융 제안서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은행과 최적의 금융상품을 함께 개발해 조합원의 이익이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모두 협약을 맺었으며, 외국계 은행 등으로도 협력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주요 시중은행과 긴밀한 금융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조합원의 금융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압구정2구역은 사업비가 2조4000억원대로 예상되는 대규모 재건축사업으로, 1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양사는 올해 초 삼성물산이 승리한 용산구 한남4구역 시공사 선정 이후 또 한 번 진검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