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물건 찾다가 지쳤어요. 결국 월세로 돌아섰죠”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거주하는 김모씨(34)는 최근 전세로 거주할 연립·다세대주택을 알아보던 중 매물 부족 현실을 실감했다. 조건이 괜찮은 전세 매물은 거의 없었고, 남은 매물은 위치가 애매하거나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국 그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60만원짜리 매물로 방향을 틀었다. 김씨는 “한 달 월세 부담은 있지만, 전세가 아예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기반 상업용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공동대표 정수민·엄현포)이 2025년 1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시장 동향을 담은 보고서를 29일 발표했다.
이번 분기 매매 거래는 크게 증가한 반면, 임대차 시장은 전세 거래 감소에 따라 전반적인 거래량이 줄며 매매-임대차 간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올해 1분기 서울 연립·다세대 매매 거래량은 6771건으로 전분기 대비 10.7%, 거래금액은 2조5,343억 원으로 14.4%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13.6%, 26.7% 상승했다.
월별로 보면 ▲1월 1,584건 ▲2월 2,117건 ▲3월 3,070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했으며, 금액 역시 ▲1월 5821억 원 ▲2월 7714억 원 ▲3월 1조1808억 원으로 확대됐다.
자치구별로는 노원구(101.5%), 동대문구(100.7%), 중구(100.0%)가 전분기 대비 거래량이 2배 이상 늘었으며, 성동구(137.3%), 노원구(120.1%), 동대문구(75.8%)는 거래금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임대차 시장은 전세 거래량 감소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올해 1분기 임대차 총 거래량은 3만1645건으로 전분기보다 0.3% 감소, 전세는 1만2864건으로 1.3% 감소하며 4분기 연속 줄었다. 반면 월세는 1만8781건으로 소폭 증가해 2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체 임대차 중 월세 비중은 59.3%에 달했으며 유형별로는 ▲준월세(54.0%) ▲준전세(37.3%) ▲순수월세(8.7%) 순이었다.
준월세와 순수월세는 거래량이 소폭 늘었고 준전세만 1.9% 감소했다.
자치구별 전세 거래량은 ▲송파구(1423건) ▲강서구 ▲마포구 순이었고 월세는 ▲송파구(2854건) ▲강서구 ▲광진구 순으로 많았다.
전세 거래는 25개 자치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반면 월세는 중구, 서초구, 성북구 등 12개 구에서 전분기 대비 증가했다.
전세가율은 서울 평균 65.3%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곳은 강서구(80.0%), 가장 낮은 곳은 용산구(40.2%)였다.전월세전환율은 평균 5.8%로, 노원구(6.8%), 서대문·성북·은평구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플래닛 정수민 대표는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등 임대차 시장 구조가 점차 바뀌고 있다”며 “매매는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전세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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