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정책과제 247개 세부공약
국방장관 문민화 등 ‘내란 극복’
수사·기소분리 검찰개혁 포함
대법관 증원 수치는 제시 안 해
대규모 사업들 재원조달방안 無
李 “5년간 210조 재정 소요 추산
경제 안 좋아 ‘기본소득’ 빼라 지시”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정책 공약집을 발표했다. 내란 극복과 사법개혁·성장·민생 등 그간 이재명 대선후보가 제시해온 정책을 집대성한 형태지만, 재원 마련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공약집에는 회복·성장·행복의 3대 비전과 15대 정책 과제, 247개 세부 공약이 수록됐다. 이 후보가 유세와 토론회 등에서 언급해온 국방장관 문민화, 계엄법 개정, 군의 부당명령 거부권 법제화 등 ‘내란 극복’ 공약도 포함됐다.

대법원이 이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후 민주당이 추진해온 대법관 증원도 사법개혁 완수 과제로 포함됐다. 다만 구체적인 증원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검찰개혁과 수사·기소 분리도 공약으로 포함됐다. 개헌 방안과 공적연금 개혁 지속 추진, 중산층·서민을 위한 부동산 공급 집중 등도 들어갔다.
이외에도 △R&D 예산 확대 △과학기술 인력 지원 확대 △벤처·스타트업 R&D 예산 확대 △인공지능(AI)고속도로 구축 △청년미래적금 △농어촌주민수당 등 대규모 재정 투입을 필요로 하는 공약이 다수 제시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재원 마련 방안 제시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 후보는 그간 토론회 등에서 차기 정부 정책 실현을 위해 재정투자가 불가피하다고 거듭 강조해왔지만 공약집에서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정책 실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AI 등 첨단산업에 대한 대규모 국민펀드 조성과 재정 성과관리를 통한 효율성 확대 등 일부 재원 마련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굵직한 공약들에 대한 재원조달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이날 유튜브 방송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원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재정문제는 제가 쉽게 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정하는 것도 웬만하면 절제하자고 정책본부에 지시했다”면서도 “재정은 210조원 정도 추산한 것 같다. 210조원 정도 가용예산을 마련해야 하는데 5년간이니까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진 않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기본소득 같은 재정 소요가 큰 공약은 제가 하지 말라고 해서 많이 빠졌다”며 “지금 경제 상황이 워낙 좋지 않고 윤석열정부의 부자 감세와 엉터리 국정 운영 탓에 국가 재정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단은 조세지출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며 “감면제도가 너무 방만하게 운영되고 일몰 제도도 일몰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 감면제도 조세지출을 조정하면 상당 정도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희귀질환과 중증난치질환 치료의 국가 보장을 강화하겠다”며 희귀난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보건·의료 공약도 발표했다. 내용으로는 △희귀·중증질환 치료비 부담 경감 △치료제 대상 건강보험 적용 확대 △필수의약품 공급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병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치료제가 없거나, 있어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비싸다는 점”이라며 “더 넓고 두터운 보장으로 의료 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9대 취향저격’ 공약을 함께 발표했다. 이 후보는 헬스장 등 체육시설의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 등이 담긴 ‘먹튀방지법’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예비신혼부부의 원성을 사던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를 두고선 웨딩업체 견적을 공개해 갑질을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싱크홀 모니터링 체계 구축, 공연·스포츠 티켓 추첨제 도입 등이 9대 공약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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