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단 판매 전년 동기대비 10.1% ↑
비중 가장 큰 SUV 3.2% 상승 그쳐
아반떼, 4월 7307대로 29.8% 증가
SUV 대비 최대 1000만원 안팎 싸
신차 효과 더해 경제성 주목 ‘인기’
업계선 전기차 세단 제품군 강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에 밀려 고전하던 세단이 올해 들어 수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훌쩍 높아진 차량 가격이 부담스러워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세단을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4월 승용차 신차 등록 대수는 49만3063대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승용차 중에서도 외형별로 세단은 14만68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반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27만9826대로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차종별로 봐도 세단은 대부분 전년 대비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4월 등록된 차량 기준으로 현대차 아반떼는 7307대가 등록돼 1년 전에 비해 28.9% 증가했다. 아반떼는 4월 기아 쏘렌토와 카니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차종에 오르기도 했다. 6위에 오른 현대차 그랜저는 6046대로 주요 세단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감소(15.3%)했다. 연식 변경을 앞두고 있어 신차를 기다리는 수요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현대차 쏘나타는 4880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월 대비 8.1% 증가했고, 기아 K5는 3608대가 판매되며 44.1% 증가했다. 기아의 첫 전용 전기 세단 EV4는 지난달 출시돼 434대가 판매됐다.
수입차 중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가 218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했고, BMW의 5시리즈는 2040대로 37.8% 증가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 판매량은 2020년 SUV에 역전된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들어 세단이 깜짝 반등 기미를 보이는 것은 신차 효과에 더해 경제성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단은 동급 SUV 대비 신차 가격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안팎까지 저렴한 데다 연비도 더 좋다. 불황에 높아진 차 가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소비자들이 2000만원대부터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세단에 더 선뜻 지갑을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4년 자동차 내수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 평균 구입가격은 2.3% 증가한 5050만원으로, 처음 5000만원을 돌파했다.
업계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세단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기아는 첫 전기 세단 EV4를 지난달 출시했다. 현대차는 더 뉴 아이오닉6와 더 뉴 아이오닉6N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BYD코리아는 전기 세단 실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동급에서 상대적으로 SUV보다 저렴한 세단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분 변경이나 연식 변경 등 세단의 신형 모델이 나오며 신차 효과도 일부 반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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